"한국은 외톨이가 돼가는 것 같다" .. 가이어 주한 독일대사

미하엘 가이어 주한 독일대사는 "독일이 주변국 및 북미 대륙 파트너 국가들과 밀접한 관계 속에 살아가는 것과 달리 한국은 거의 홀로 서 있는 것 같다"며 외톨이를 자처하는 한국 정부의 외교 정책에 우려를 표명했다. 가이어 대사는 2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가깝고 유사한 파트너 한국과 독일'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독일과 한국은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지만 대외 정치 상황은 매우 다르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한국도 독일처럼 통일을 기원하고 있지만 관련국들과의 관계가 독일처럼 강력하지도 우호적이지도 않다"며 "독일은 어려운 변화의 시기를 강력한 관계와 우정으로 헤쳐나갔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독일은 프랑스와 화해했는데 한국은 일본과 어떤 관계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유럽경제공동체를 이끌기 위해 많은 의무를 수행해야 했다"며 "이 문제에서 한국은 아직 초기단계이며 동북아 평화 번영 공동체로 나가는 길은 아직 먼 것 같다"고 말해 국제사회에서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가이어 대사는 이날 독일의 슈뢰더 연방총리와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여러가지 면에서 비슷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두 사람 모두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으며 부모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학업을 마쳤고 법학을 공부했다"며 "의회에서 안정적인 다수를 확보하고 있는 것도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여론조사 결과가 부정적이고 야당총재가 여성이라는 점,야당의 인기 역시 좋지 못하다는 것도 유사점으로 꼽았다. 가이어 대사는 "이 같은 이유로 양국 모두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이어 대사는 양국의 경제 상황도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수출은 매우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면 내수는 침체돼 있고 투자도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민들이 경제상황을 이유없이 비관적으로 보는 것도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