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 MP3 오래듣다 '청각' 상할수도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MP3플레이어나 휴대폰에 연결한 이어폰을 귀에 꽂고 볼륨을 높여 음악을 듣거나 어학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15분 이상 음악을 들으면 난청이 유발될 수 있다. 이를 장기간 반복할 경우 청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귀의 날(9일)을 앞두고 현대인의 생활병의 하나로 떠오른 난청의 원인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호르몬 분비에 장애 일으켜 귀는 외이 중이 내이로 이뤄져 있다. 외이는 귓바퀴에서 고막까지를,중이는 고막에서 달팽이관 입구까지를,내이는 달팽이관이 들어 있는 곳을 말한다. 세 부분 중 어느 한 곳에서라도 병이 나면 소리를 잘 들을 수 없는 난청이 발생하게 된다. 외이와 중이 질환에 의한 난청의 경우 질환이 나아지면 난청도 없어지지만 내이 질환에 의한 난청은 회복이 힘들다. 난청은 청력 손실 외에 우리 몸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큰 소음에 일시적으로 노출되면 귀의 감각부가 무뎌지면서 일상 대화를 알아듣지 못하게 된다. 청소년들의 학습 능력과 직장인들의 작업 능률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예를 들어 주위 소음이 60dB(데시벨)을 초과하면 계산 능력과 어학 분야의 이해 능력이 떨어지게된다. 정신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다. 쉽게 불쾌감과 분노를 느끼게 되며 자주 놀라는 등 정서가 불안정해지고 감정변화의 기복이 심해진다. 식욕과 일반적인 생활 의욕도 떨어진다. 호흡기 순환기 소화기 등에도 영향을 미쳐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진다. 또한 위액 분비를 감소시켜 소화 능력을 떨어뜨린다. 자율신경계와 각종 호르몬 분비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켜 불임을 초래하기도 한다. ◆소음은 무조건 피해야 난청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일상생활에서 불필요한 소음수치(dB)를 낮추는 것이다. 소음수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귀에 무리를 주지 않게 된다. '시끄럽다'고 느끼는 소리만이 소음이 아니다. 불쾌감이 느껴지는 모든 소리를 소음으로 분류할 수 있다. 소음의 크기는 dB로 표시하며 일반 수의 개념과 다르다. 60dB은 50dB의 2배 크기가 아닌 10배 크기다. 70dB은 50dB의 1백배나 크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소음으로 인한 청각기관 손상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직업적으로 반복되는 강한 음을 접하는 빈도가 높은 도시 사람들에게서 발병하기 쉬운 게 소음성 난청이다. 소음성 난청 치료는 소음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소음성 난청 환자도 청력의 손실 정도에 따라 보청기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40세부터 청력 떨어져 40대에 들어서면 청력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날카로운 고주파 음부터 듣기가 어려워지지만 대화를 하는 데는 지장을 느끼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대화음의 영역까지 난청이 진행되며 청력이 떨어진 정도에 비해 대화에 어려움을 더 느끼게 된다. 특히 조용한 방이나 1 대 1로 마주보고 이야기할 때는 문제가 없는데 주위 소음이 많은 식당이나 강연회 등에서 제대로 듣지 못할 경우 노인성 난청일 가능성이 높다. 이 질환은 기관의 노쇠에 의한 자연적 현상이어서 치료가 어려워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 전자 기술의 발달로 손톱만한 크기의 귓속형 보청기가 보편화돼 있다. ◆수술로 청력 회복 청력 장애가 있으면 귀의 어느 부분에 장애가 있는지를 먼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원인이 명확할 경우 신속하게 교정하면 청력을 효과적으로 보존 혹은 회복시킬 수 있으므로 조기 검사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노약자와 소아의 경우 청력이 떨어졌는지 여부를 정확하게 알아내기 힘들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정기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첨단장비를 활용,연령에 관계없이 청력을 측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갓 태어난 아기들의 청력손실 여부까지도 진단할 수 있다. 외이나 중이 질환에 의한 난청은 투약이나 수술로 대부분 치료된다. 최근엔 청력이 완전히 손실된 경우에도 인공와우 이식술로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는 청신경에 전기자극을 가해 청력을 회복시키는 수술이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 ◆도움말=구자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홍성화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