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카드대란' 위기 넘겼다..이마트, 한발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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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마트가 3일 수수료 인상을 요구한 KB카드와 LG카드에 대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추후 소송을 통해 인상분을 되돌려받겠다고 발표,카드사와 이마트 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마트는 이날 오후 "KB카드와 LG카드가 수수료를 인상하더라도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계속 카드를 받겠다"면서 "대신 수수료 인상분을 추후 부당이득 반환청구소송을 통해 돌려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카드사와 각 점포별로 1년 단위의 가맹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면서 KB카드와 LG카드가 통보한 대로 각각 6,7일에 수수료를 일방 인상할 경우 계약위반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LG카드는 이날 오전 이마트에 6일까지 수수료 인상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오는 7일부터 카드수수료를 기존 1.5%에서 2.2%로 인상한다는 최후통첩성 공문을 보냈다.
KB카드는 지난달 말 이미 오는 6일부터 수수료를 일괄인상 적용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마트가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인상할 경우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강경 방침에서 이처럼 한발 물러선 것은 추석을 앞두고 대형 3사의 카드를 모두 받지 않을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이날 카드사와 가맹계약을 해지하고 상품가격을 낮추는 방안과 선결제하고 나중에 소송으로 반환받는 두 방안을 놓고 내부 토론을 벌인 끝에 가맹계약을 해지했을 경우의 위험을 고려해 후자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의 카드매출 중 비씨 KB LG 등 3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7%(현금 포함 총매출에서는 37.55%)에 달하고 있다.
이마트의 이 같은 방침으로 일단 추석 카드 대란은 물밑으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카드사들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에는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아 소송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마트는 지난달 말 비씨카드와 KB카드를 담합 및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공정위에 제소한 데 이어 이날 '가격차별'을 통한 공정거래위반 혐의로 추가 제소했다.
비씨카드의 경우 다른 대형 할인점에 대해서는 1.5%의 카드 수수료를 부과했으나 이마트에 대해서만 지속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요구했으며 지난 1일부터 2.0∼2.35%의 수수료를 적용했다고 제소 이유를 설명했다.
장규호ㆍ최규철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