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캠퍼스 특강] 노용악 LG전자 상임고문..현지화만이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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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악 LG전자 상임고문이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하계 제주포럼에서 강의한 "중국쇼크,한국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를 요약 소개한다.
노 상임고문은 강의에서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진정한 현지화가 시급하다"며 "핵심업무를 현지인에게 과감하게 위임하고 중국과 더불어 발전한다는 사고를 가질 때 생산성도 높아지고 성공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젊은이들이 한국기업보다 다른 다국적기업입사를 선호하는 추세를 돌려놓지못하면 중국진출 한국기업의 성장은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면서 "현지인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들의 문화,생활방식과 공존할 "마인드"를 갖추지못하는 기업은 중국에 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경제가 과열상태냐 아니냐,인민폐가 절상되느냐 절상되지 않느냐 등 중국쇼크(China shock)를 둘러싼 논의는 개별기업 입장에선 별다른 의미가 없다"면서 "중국에 진출한 모든 기업들이 같은 국면에 놓일 것이므로 한국기업들은 중국의 거시 경제정책 움직임에 일희일비하거나 부화뇌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현지화만이 살 길=가전시장을 예로 들어보자.한국에서는 LG와 삼성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고 일부 외국 브랜드 5,6개 정도가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같은 제품을 적게는 20개에서 많게는 60개 업체가 한꺼번에 생산하고 판매한다.
품질 마케팅 사후관리 중 한 가지라도 '삐끗'하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중국에 투자한 국내업체 중 40%가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중국 시장을 너무 만만하게 여겼고 너무 우리 식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런 상황을 극복해서 현지에서 성공하려면 진정한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우리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사고방식은 당장 통할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론 절대로 안 된다.
중국 젊은이들에게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 중 어느 곳에 취직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어느 누구도 한국기업을 꼽지 않는다고 한다.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국인들을 배제하는 데다 승진 등 자기발전의 기회도 적다는 것이 이유다.
현지인들의 사고방식이 부정적이면 부정적일수록 진출기업의 생산성도 악화되고 결국 실패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의 우수인력을 중용하고 현지 채용인력을 인재로 키워야 하며 한국에서 파견되는 직원들 개개인이 중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져야 한다.
현지인을 비하하거나 이질감을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이 현지에 나갈 경우 진출기업의 걸림돌이 될 뿐이다.
또 단기 수익에 연연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사업모델을 가지고 중국에 진출해야 하며 적극적인 내수사업을 벌일 필요도 있다.
◆중국쇼크는 없다=중국당국은 지난 4월 말 시멘트 알루미늄 철강 등 일부 산업을 중심으로 경기 과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맹목적인 투자를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은행대출을 제한하고 인민은행의 재할인율과 지불준비율을 상향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가 있은 후 한국 기업들과 언론들은 중국이 긴축정책을 쓰면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하기 시작했다.
물론 중국쇼크로 불리는 중국의 긴축정책은 중국진출 기업들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그리 중요한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장기적으로 볼 때는 중국의 균형발전을 이끌어 중국진출 기업에 유리할 수도 있다.
중국의 긴축정책은 평균 10%에 육박했던 경제 성장률을 7% 선으로 끌어내리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는 선진국(2∼3%)이나 한국(4%)과 비교해서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한국기업이 중국쇼크를 이유로 투자를 미루고 몸을 사린다면 사업기회만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중국의 경기안정책보다 오히려 더 무서운 것은 빠르게 이뤄지는 '기술혁신'이라고 봐야 한다.
◆중국 1위는 세계 1위=국내 기업들은 저렴한 노동력을 보고 중국으로 진출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중국의 노동시장은 한국과는 비교하기 힘들 만큼 매력적이다.
중국의 임금은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이며 노동시장도 유연하다.
노조가 단체행동권을 가지지 않으며 임금격차에 대한 거부감도 작다.
하지만 중국시장과 세계시장을 무대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조건은 별 의미가 없어진다.
모든 중국진출 기업이 노동시장의 혜택을 누리기 때문이다.
오히려 세계 유수의 기업들 모두가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유인요인이 되기 때문에 경쟁자만 많아지는 마이너스 효과가 더 크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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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용악 상임고문은 ]
노용악 LG전자 상임고문은 지난 94년부터 최근까지 LG전자 중국지주회사를 진두지휘했던 중국전문 CEO.2002년에는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중국이 선정한 '가전부문 10대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노 상임고문이 이끈 LG전자 중국지주회사는 진출 10년간 연평균 39% 성장을 거뒀으며 올해 1백억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10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