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캠퍼스 기업' 창업 열풍] 재정확충.현장실습.일자리 창출

대학가에 '창업붐'이 일고 있다. 정부가 올해 학교가 기업을 세워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대학들은 앞다퉈 학교특성을 살린 '캠퍼스기업'을 설립하고 있다. 학생과 교수들이 교육과정의 연구결과를 적용해 직접 생산한 상품을 파는 학교기업들은 '학교재정확충'과 함께 '학생현장실습·일자리마련' 등 여러마리 토끼잡기를 노리고 있다. 한국외대는 6일 영어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어학교육 기업 'i외대'(가칭)를 설립하고 일반인 대상의 영어교육 사업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 대학은 이달 말께 초등학생 영어교육 방송 콘텐츠와 교재를 개발,방송수신용 셋톱박스가 달린 TV와 인터넷을 통해 양방향으로 수업하는 '초등영어 콘텐츠 사업'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지난 5∼7월 경기 용인지역 초등학교에서 시범 서비스를 실시했다. i외대 사업본부장인 권혁재 교수(유고어과)는 "초등학생 영어교육 콘텐츠를 시작으로 중국어 등 기타 언어로 과목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올해 3억∼4억원의 순이익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이 교내에 어학교육원을 세우거나 학원 프랜차이즈 형태로 어학교육을 한 사례는 있었지만 직접 기업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처음이다. 충남 천안 백석대학은 지난 1일 '백석만나베이커리'의 가동에 들어갔다. 만나빵,웰빙빵 등 건강을 고려하면서 기호도를 갖춘 25가지의 제품을 이미 개발,교내에서 이동판매하고 있다. 학교기업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현장 실무능력을 배양하고 이는 취업률 제고 및 창업 지원으로 이어질 것으로 학교는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서울산업대는 '캡스톤디자인학교기업'에서 밀폐상태를 검사하는 '리크테스터기'를 생산할 계획이며 대구한의대는 지난 5월 '대구한의대 화장품공장'을 준공하고 교수들이 개발한 한방 기능성 화장품인 '매향'을 출시했다. '비영리법인'인 학교가 기업을 만드는 것은 금지돼왔으나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3월 '산학협력법' 등을 개정해 교육연관성이 있는 사업을 할 수 있게 허용했다. 특히 지난 7월 발표된 교육인적자원부의 학교기업 지원 사업에 4년제 대학 53개교,전문대학 46개교 등 총 99개 대학이 신청,각 대학이 학교기업 설립에 얼마나 많은 열의를 쏟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대학이 이처럼 학교기업 설립에 열중인 것은 성공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경북과학대는 지난해 전통식품연구소와 식품공장에서 만들어 제일제당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한 다이어트 음료 '팻다운'이 큰 인기를 끌면서 1백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렸다. 이에 따라 수익금 3억∼4억원을 교비에 전입하고 각종 실험실습기자재를 사들였으며 학생들에게 한해 2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