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센 신용불량자...사기혐의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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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일대의 유명 돼지고기 가공유통업체였던 부광 대표 김모씨(60·구속)가 금융회사를 상대로 벌인 희대의 사기행각이 검찰수사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부산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최교일)의 수사로 최근 구속된 김씨는 지난 93년부터 경남 양산 일대를 중심으로 돼지고기 가공업체인 부광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대출 사기행각을 시작했다.
김씨는 4년 간 회사를 운영하면서 금융회사 대출금과 사채에서부터 양돈농가에 줘야 할 돼지값 등 무려 5백억원대의 부도를 내고 부채를 법인에 떠넘겼다. 98년에는 영포크라는 회사를 세워 금융회사의 대출금 13억원을 떼어먹었으며 부도를 앞둔 97년 말 부인 명의로 부광영포크라는 회사를 미리 설립하기도 했다.
구속되기 전까지도 김씨는 부산에서 가장 높은 금정산 자락의 고급 빌라촌에서 70평짜리 빌라에 거주하며 호사스런 생활을 이어갔다.
97년 부도로 자신과 주변 친인척까지 신용불량자가 된 상태였지만 금융권의 대출은 계속됐다. 우리상호저축은행은 2001년 2월부터 2003년 1월까지 김씨에게 37차례에 걸쳐 49억원을 신용 대출했다가 고작 1억3천만원만 회수할 수 있었다. 파라다이스저축은행도 비슷한 시기에 31억원을 대출,3억2천만원만 겨우 회수했다. 은행과 농협 등 다른 4곳의 금융회사도 12억원을 빌려줬다 1천9백만원만 회수하는 데 그쳤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60억원을 회수하지 못한 모 종금 간부가 목숨을 끊은 것을 비롯해 금융회사와 부광직원 등 모두 3명이 자살까지 했지만 김씨의 대출 사기행각과 호화생활은 계속됐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