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1000시대 열자] 제1부 : 골드만삭스 vs 삼성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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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대(對) 1.'
세계 최대 증권사로 꼽히는 골드만삭스와 국내 증권업계 리더인 삼성증권의 '덩치' 차이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수치다.
증권연구원에 따르면 2002년 말 현재 골드만삭스의 총자산은 3천1백74억달러로 삼성증권(35억7천7백만달러)의 88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기자본도 삼성증권은 11억8천3백만달러로 골드만삭스(1백79억2천1백만 달러)의 6.6%에 불과한 실정이다.
규모뿐만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삼성증권과 골드만삭스는 다윗과 골리앗 같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매출액과 같은 총수익은 삼성증권이 8억달러로 골드만삭스(2백89억9천만달러)의 2.7%에 불과하다.
순이익도 2000년에서 2002년 평균 기준으로 삼성증권은 8천만달러에 그쳐 골드만삭스(24억9천7백만달러)의 3.2% 수준이다.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02년 삼성증권이 3.6%였지만 골드만삭스는 세 배를 넘는 11%에 달했다.
이는 사업 구성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자기매매부문 62% △인수합병(M&A) 중개 등 투자은행부문 20% △자산관리부문 12% 등 수익성이 높은 사업분야가 주력이다.
저수익사업인 증권서비스부문(위탁매매 등)은 6%에 불과하다.
반면 삼성증권은 위탁매매가 수익의 59%를 차지하고,자산관리(25%) 자기매매(13%) 투자은행(3%)부문은 '보조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증권연구원 관계자는 "삼성증권을 포함한 국내 증권사는 자본금 규모가 너무 작아 장외파생상품거래,자기매매,M&A와 같은 기업금융(IB) 업무 등 고위험·고수익 사업을 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본금 확대나 합병 등을 통해 대형 증권사를 만드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