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농업생명공학 기술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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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하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2000년도 기준 60억명이었던 세계 인구가 2050년에는 90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90억명의 식량 제공을 위해 세계 식량생산량이 적어도 현재의 60%는 증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세계 곡물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7% 증가한 19억5천6백만t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식량수요 증가로 전세계 곡물재고는 전년보다 8.8% 감소한 3억6천3백만t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곡물재고는 5년연속 감소하는 것으로 식량대란의 위기가 한층 더 심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올해 쌀 자급률이 8년만에 가장 낮은 93.1%로 떨어졌다.
지난해 태풍 매미와 냉해,일조 부족으로 벼농사가 23년만에 흉작이었기 때문이다.
자급률이 1백%를 밑돈다고 당장 쌀 부족현상이 일어나지 않겠지만,계속되는 자급률 저하는 쌀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자연재해 등으로 생산량이 저하되는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나라는 수입곡물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생산과 수확을 가능하게 하는 농업생명공학기술의 필요성에 대해 필자의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이 기술을 이용하면 가뭄 혹은 습해 등 재해에 강한 작물을 생산할 수 있게 돼 보다 효율적으로 곡물의 생산과 수요를 맞출 수 있게 된다.
유전자재조합기술은 원하는 형질을 찾아 작물에 그 형질을 삽입해주는 방법으로 목적하는 품종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여지는 한편 끊임없는 안전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유전자재조합작물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게 아니라 농경방식 진화과정의 하나로 가장 최근에 개발된 방식이다.
기존 품종개량 기술은 작물의 원하는 형질뿐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형질들도 비의도적으로 한 작물에서 다른 작물로 옮겨졌으며 원치 않는 형질을 없애기 위한 선발 및 농업특성 검정을 하는데 수년의 시간이 걸리곤 했다.
그러나 농업생명공학과 유전자재조합기술의 발전으로 작물의 세포 속에 원하는 유전자만을 삽입할 수 있는 방법이 발견됐다.
이 형질전환체를 모본으로 전통적인 육종학자의 역교배를 통해 가장 정확한 방법으로 목적한 작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둘째,농업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유전자재조합작물은 개발사뿐만 아니라 농민에게 큰 혜택을 제공하게 된다.
이미 유전자재조합기술로 개발된 해충저항성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는 필리핀은 우기동안 41%의 수확량 증대를 가져왔고 건기에는 약 27%의 수확량 증대효과를 봤다.
해충저항성 면화를 재배 중인 인도도 포장실험 결과 일반면화 대비 80%의 수확량 증대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장기적인 안목에서 농업생명공학기술은 농업환경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세계의 수많은 농업생명공학 연구소들과 생명공학기업들 모두가 이에 동의하고 있다.
특히 토양의 중금속 이온을 흡수 제거해 토양환경의 오염을 경감시키는 식물이 생명공학기술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많은 연구기관에서 친환경적인 제초제 개발과 더불어 특정 환경 및 해충에 강하거나 제초제에 내성을 지닌 유전자재조합 작물을 연구 중이며 2∼3년 후에는 상업화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연구 중인 작물로는 소금기 있는 토양에 저항성을 가지는 감자와 가뭄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는 담배·감자 등이 있다.
농업생명공학 분야에서도 우리 기술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전자재조합작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만을 증폭시키기보다 미래의 농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유전자재조합기술을 철저한 안전성 검사를 바탕으로 꾸준히 발달시켜야 한다.
이것은 곧 인류의 식량문제와 환경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