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텔에 기술 先제안하는 벤처..헤리트 '한미숙 사장'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고객의 수요에 맞는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 게 벤처기업의 생존 방정식이죠." 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된 제5회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영예의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은 한미숙 헤리트 사장(41)은 "세상에 공짜점심이 없듯이 거래처와 '윈윈'할 수 있는 기술을 사업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한다. 그는 "벤처기업은 범퍼가 없어서 사고시 충격이 크다"며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보험'역할을 하는 것도 기술"이라며 '벤처=기술'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충남대 대학원 컴퓨터공학과출신인 한 사장은 정부출연연구소(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를 다니던 지난 2000년 직장을 박차고 나와 헤리트를 창업,4년 만에 통신과 인터넷이 융합된 통신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에서 선두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창업 당시 연구소 동료 등 직원 4명으로 닻을 올렸으나 올해는 직원 55명이 매출 1백억원에 순이익 30억원을 목표로 하는 알짜 기업으로 우뚝 올라섰다. 비슷한 시기에 기술 하나만 믿고 창업한 상당수 벤처기업이 좌초한 것과는 딴판이다. 사업성이 불안한 상태에서 무작정 외부자금을 수혈받으면서 '화장'에만 열중하지 않은 대신 내실을 다진 결과다. 물론 지난 해 6월 거래업체인 온세통신이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받은 어음을 현금화하지 못해 자금난에 몰리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뿌리를 탄탄하게 내렸기에 얼마 가지 않아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이 회사는 유선부문은 KT에,무선 부문은 SK텔레콤에 각각 제안서를 제출해 채택되면 연구개발비를 타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는 방식으로 사업을 펼친다. 이에 따라 초기개발비를 줄일 수 있었다. 기술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얘기다. 헤리트는 최근 KT의 개방형 지능망서비스 부문 '마스터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선정돼 개방형서비스 관련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 다음 목표는 중국이다. 이를 위해 이미 미국계 벤처캐피털로부터 2백60만달러를 유치하는 데 성공,담금질에 본격 나서고 있다. 그는 "한국에 여성기업인이 적은 점이 오히려 여성기업인의 성공확률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자기 관리를 잘하면 영업에서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매일 아침 8시에 출근해 밤 12시께 귀가하는 한 사장은 벤처업계의 '아마조네스 전사'임에 분명하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