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달초 금리인상설 '고개'

중국의 금리인상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오는 10월 국경절(49년 10월1일 건국을 기념하는 날) 연휴를 전후해 전격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설이 제기되는가 하면 정부 내에서도 금리인상파가 힘을 얻어가는 분위기다. 인플레 우려,저축증가율 둔화 등을 이유로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관변 학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리인상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관영 언론의 사설도 등장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지난 6일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이나 추가 긴축정책) 결정을 내리기 전에 8월 경제지표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발표되는 8월 거시경제지표와 13일 나올 8월 물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중국 증권시장주간은 최근호에서 "상업은행 지점들이 이미 6개월 만기 대출금리를 연 5.04%에서 5.76%로 올린다는 통보를 본점으로부터 받았다"며 "인민은행이 일주일 간의 국경절 연휴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이달 중 개최될 공산당 16기 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6기 4중전회)를 계기로 긴축의 주요 방식이 행정조치에서 시장수단(금리인상 등)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소리 커지는 금리인상론=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국가정보센터는 최근 금리인상을 건의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리인상 반대론을 펴온 국가개발위의 입장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가통계국도 얼마 전 홈페이지에 "중앙은행이 금리 변동폭을 확대해 은행이 자율적으로 예금금리를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으로 최근 금리인상 반대론자인 리양이 임기 만료로 물러나고 금리인상파인 위용딩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장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도 주목된다. 관영 주간 영자지 차이나비즈니스위클리는 최근 '통화정책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라는 사설에서 "금리인상이나 유연한 환율시스템 없이는 국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인민은행은 고민 중=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금리인상이나 추가 긴축정책 실시 여부를 말하기는 다소 이르다"며 "국경절 금리인상설은 시장의 시각이지 중앙은행의 관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가통계국의 홈페이지에 금리변동폭 확대 건의가 올라간 날 저우 행장의 또 다른 발언은 시장에서 금리인상 신호로 받아들여졌다고 베이징천바오가 전했다. 저우 행장은 당시 "외자 유입이 지속적으로 늘어 통화팽창을 막기 위한 정책 운용에 애로가 있다"고 털어놓으며 "긴축이 중요한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금리인상 여부가 이번주 말이나 내주 초를 고비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