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중견그룹 도약 '날개'단다

STX그룹이 자신보다 덩치가 큰 범양상선을 인수하게 됨에 따라 외형 5조원대 중견그룹으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 조선 에너지사업을 주력으로 해온 STX가 해운업체까지 인수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해운-조선-에너지 삼각축 STX는 범양상선 인수로 그룹 주력사업이 조선-해운-에너지로 삼각축을 이루게 됐다. 주력계열사인 STX조선 STX엔진 STX에너지(열병합발전소 사업)에 범양상선을 추가해 선박건조에서 연료수송 발전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됐다는 설명이다. STX조선은 범양상선 인수로 안정적인 선박건조 물량을 확보하게 됐고 범양상선도 선박관리 및 유지보수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됐다. 또 열병합 발전소 운영과 유연탄 수입사업을 벌이고 있는 STX에너지는 안정적인 선박을,범양상선 입장에서는 장기 운송물량을 각각 확보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STX측은 "덴마크의 AP몰러 해운사와 오덴스 조선소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세계 최고의 컨테이너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고,국내에서도 현대상선과 현대중공업,한진해운과 한진중공업이 서로 짝을 이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범양상선 인수를 통해 강력한 수직계열화 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말했다. ◆중견그룹으로 도약 지난해 그룹 전체로 1조6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STX는 덩치가 더 큰 범양상선(지난해 매출액 1조9천7백71억원)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두배 이상 불리게 됐다. STX는 올해 2조3천억원,범양상선은 2조5천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 매출 5조원에 육박하는 중견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 지난 2000년 강덕수 회장이 쌍용중공업 대표로 취임한 뒤 계열분리 및 사명변경을 거쳐 출범한 STX그룹은 2001년 10월 법정관리였던 대동조선(현 STX조선)을 인수해 매출 규모를 크게 늘렸고,이듬해인 2002년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를 인수해 매출 1조원이 넘는 그룹 모습을 갖췄다. 이어 올 4월 지주회사인 ㈜STX와 12개 계열사를 갖춘데 이어 범양상선까지 인수,급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STX는 오는 2007년에 수주 4조5천억원,매출 4조원,경상이익 3천5백억원을 이룬다는 중기경영계획을 마련했으나 범양상선 인수로 2007년 매출은 6조∼7조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남은 과제는 STX측은 인수자금과 관련,"42억달러 규모의 수주잔고와 3년간의 일감을 확보해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인천정유 인수전 참여시 확보했던 6천억원 가량을 쌓아둔 상태"라고 말했다. 인수금액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4천5백억원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선과 해운은 경기사이클이 비슷해 업황이 하향국면에 접어들 경우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그룹의 지주회사인 ㈜STX 지분을 두산그룹 계열사인 HSD가 12.79%,최평규 삼영 회장이 9.94%씩 보유하고 있어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 가능성도 상존한다. STX는 그러나 "우호지분을 포함한 강 회장측 지분이 60%대에 이른다"며 M&A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