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홈페이지 하루 4천건 문의

오는 23일 시행을 앞둔 "개인회생제도"에 대한 채무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신청접수처인 법원은 물론 변호사 사무실 등에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고,개인회생제도를 설명해놓은 대법원 홈페이지와 인터넷 카페 접속도 급증하고 있다. 이는 개인파산 등 기존 신용회복지원제도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제도에 대한 채무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때문이다. 7일 대법원에 따르면 개인회생제 이용절차 등이 자세히 소개돼 있는 대법원 홈페이지(www.scourt.go.kr) '개인회생 일문일답' 코너 접속건수가 지난 2일 첫 개설된 이후 닷새 만에 2만건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4천건 꼴이다. 개인회생제 개시신청서 조회건수도 이날 1만건을 돌파했다. 특히 상세한 시행방안이 지난 1일 공개된 이후 대법원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등 개인회생제 운영을 맡게 될 전국 14개 법원 담당부서에는 연일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많게는 하루 수백통씩 되다보니 일반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 서울중앙지법 파산과 관계자는 "채무자들의 절박한 상황은 이해되지만 대다수가 자신들이 처한 '특수한' 상황을 중심으로 질문을 쏟아내기 때문에 일일이 답변하기가 불가능하다"며 "발표 다음날은 일반 업무 전화통화가 먹통이 됐다"고 말했다. 일부 개인 변호사들이 개설한 홈페이지나 카페에도 상담이 밀려들고 있다. 네이버에서 개인회생 무료상담 카페를 운영중인 오명근 변호사는 "큰 빚을 지고 있는 회사원과 중소상인 등의 상담요청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인회생제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는 것은 워크아웃이나 배드뱅크,개인파산 등 기존 신용회복지원제도가 사실상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기존 제도는 원금을 모두 갚아야 할 뿐만 아니라 사채빚은 대상에서 제외됐고,자격도 까다로워 이용대상이 한정됐다는 것이다. 개인파산의 경우 신청자체는 매년 늘고 있지만 '심리적 저항감'과 '사회적 꼬리표' 때문에 신청자 수가 전체 신용불량자의 0.1%에 불과했다. 박용석 변호사는 "빚보증,주식투자 등 채무원인도 따지지 않는 데다 신용불량자는 아니었지만 수억원의 빚에 대한 이자를 월급으로 근근이 갚아오던 '잠재 신용불량자'까지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대법원은 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담당판사 32명과 법원공무원 1백20명 공동 연수에 들어가는 등 개인회생제 시행을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 [ 용어풀이 ] 개인회생제도란=사채 등 개인채무가 15억원 이하인 악성 신용불량자를 구제하기 위해 오는23일부터 법원에서 시행하는 신용회복지원제도다. 기존의 개인워크아웃이나 배드뱅크에 비해 구제대상 채무 규모가 훨씬 크며 변제계획을 성실히 이행할 경우 원금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채무 변제기간은 최단 3년,최장 8년이 원칙이고 이 기간 동안 생계비를 제외한 모든 소득을 채무 변제에 충당해야 하므로 일정한 수입이 보장된 급여소득자나 영업소득자 등이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