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수혜' … 중소형IT '불리'

한국증시의 선진국지수 편입문제를 논의할 FTSE지수위원회의 9일 회의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증시가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유동물량이 많은 중.대형주는 수혜,중소형 전기전자주는 불리"라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선진신흥시장"으로 분류돼있는 한국증시가 "선진국시장"으로 격상되면 연기금 등 장기투자 성격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돼 대형주들이 이익을 보는 반면 신흥시장의 대표주자라는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자금은 오히려 대만 등으로 옮겨갈 것이란 예상이 많다. ◆중·대형 대표주 유리 LG투자증권은 7일 국내 증시가 선진국시장에 편입될 경우 가장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군으로 기존 FTSE지수 편입종목중 유동성이 풍부한 시가총액 상위사를 꼽았다. 삼성전자 국민은행 포스코 신한지주 SK㈜ LG화학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엔씨소프트 한국타이어 대우인터내셔널 고려아연 LG상사 LG생명과학 LG산전 성신양회 한섬 LG화재 동부화재 등은 신규편입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미 FTSE에 편입돼 있는 종목들 중 외국인 지분한도로 묶여 있는 SK텔레콤과 KT,공기업 성격의 한국전력 KT&G 등은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해 글로벌펀드 자금이 유입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소형 전기전자주는 선진국지수 편입이 오히려 '악재'가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한국증시의 경우 대형 IT주는 대만을 앞서지만 중소형 전기전자주의 경우 숫자나 시가총액에서 대만에 밀린다"며 "중소형 전기전자주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한국에서 대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장기효과 '굿', 단기효과는 '미지수' 전문가들은 한국증시가 선진국시장에 편입되면 장기투자 성격의 국제자금이 유입,주가 리레이팅(재평가)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는 8.5배로 선진국시장(17.5배)은 물론 신흥시장(12.5배)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FTSE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단기 자금유입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세중 연구원은 "FTSE 선진국지수 편입시 산술적으로 50억달러(약 5조원 이상)가 한국증시에 유입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가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2백50억달러 정도가 유입되는 반면 선진신흥시장 탈퇴로 2백억달러 가량이 유출될 것이란 예상이다. 반면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신흥시장에서 국내 증시의 비중은 19%인 반면 선진국시장에선 1% 정도"라며 "닭의 머리에서 소의 꼬리로 바뀔 수도 있다"고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한편 현재 FTSE지수를 투자지표로 삼아 운용하는 국제펀드는 유럽계를 중심으로 2조5천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