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X-파일/뉴스레이더] 폭풍전야 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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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X파일 첫번째 순서는 국민은행의 회계위반과 이번주 징계를 앞둔 분위기를 정리해보습니다.
목요일이죠? 9일에는 제재심의위원회가 예정되어 있구요, 10일 금요일에는 금감위 정례회의가 차례로 열려서 회계위반에 따른 징계수위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그렇다면 감독당국의 최종결정을 앞두고 현재 국민은행의 분위기를 취재기와 얘기나눠보겠습니다.
[앵커1]
최진욱기자, 현재 국민은행의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1]
겉으로는 매우 평온합니다. 본점과 영업점은 모두 평소처럼 업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태 행장' 얘기만 꺼내면 일순간에 분위가 돌변합니다.
얘기하지 않고 싶다는거죠. 직원들의 사기나 추진중인 각종 경영계획들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한 상황입니다.
오늘은 1주일에 한번씩 은행장과 각 부문 부행장이 모두 모여 은행 경영현안을 논의하는 경영협의회가 있었습니다. 보통 화요일 오전을 전부 할애할 정도로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던 경영협의회도 오늘은 분위기가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 참석자는 회의시간도 매우 짧았고 논의된 사항들도 일상적인 내용밖에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금감위 제재라든가 행장 연임문제는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침울한 내부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한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은행측은 감독당국과 물밑 접촉을 통해서 불명예 퇴진은 막아 보겠다는 생각이지만 이것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는게 일부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또 10일 최종결정이 나게되면 올해 4월부터 가동중인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가동에 들어갈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2]
국내 최대은행이 선장을 잃을 위험에 모두 침통한 분위기라는 얘기인데요, 감독당국의 최종결론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호사가들은 후임 행장을 거론하기도 한다면서요?
[기자2]
네, 그렇습니다. 은행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포스트 김정태를 언급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비공식적이기는 합니다만 본인의 의사와 상관 없이 후임 행장 물망에 오른 인사들의 이름도 떠돌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약 10여명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먼저 진념 전 부총리와 강정원 전 서울은행장, 교보생명 사장을 지낸 장형덕 교보생명 경영상담역, 신한은행 상무와 대한생명 사장을 역임했던 고영선씨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내부 인물로는 이헌재 부총리의 총애를 받고 있는것으로 알려진 이성규 현 부행장과 김성철 전 부행장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씨티은행 출신인 도기권 전 굿모닝신한증권 사장도 다크호스라는 평가입니다.
감독당국의 공식결정이 발표되기 이전부터 이런 얘기들이 오간다는게 부담스럽기는 합니다만 지금까지 거론된 인사들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한쪽은 관료를 중심으로 친정부 인사들이 있구요, 나머지 한쪽은 주로 외국계 은행 출신의 젊은 인사들입니다.
[앵커3]
후임행장 하마평까지 나돌고 있으니 은행 내부상황을 대충은 짐작할 수 있을듯 합니다. 사실 국민은행은 노조가 3개인 한지붕 세가족인데요, 옛 국민노조와 주택노조와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다시 노노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면서요?
CG1] 구 국민- 구 주택노조 갈등
구 국민 구 주택
반대 관료출신인사 반대
찬성 은행경력소유자 찬성
반대 외국인행장 반대
찬성 불명예퇴진 반대
사실 국민은행내 3개 노조는 8월말에 2005년 1월을 목표로 통합노조 설립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확정지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김행장 연임문제로 곳곳에서 의견충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은행 내부관계자는 양 노조가 반목과 대립을 거듭할 경우 치열한 내부경쟁으로 리딩뱅크로서의 지위도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4]
마지막으로 김행장의 연임이 불가능해질 경우 타기관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는데 어떤 전망이 가능할까요?
[기자]
일단 최종결론이 나와야겠습니다만, 문책경고를 받게 되면 은행 임원을 앞으로 3년간 할 수 없게 됩니다. 금융지주회사도 마찬가지 적용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문책경고를 받게 된다면 김행장과 국민은행 임원은 사실상 금융계를 떠나야만 합니다.
아무튼 전반적으로는 상황이 종결되었다는 분위기가 우세하지만 주주들과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