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제3의 오일쇼크 대비해야

金槿培 지난달 20일 뉴욕 현물시장에서 원유가격이 49달러40센트까지 치솟으면서 전 세계가 70년대 중반 및 80년대 초반에 닥쳤던 오일파동에 이은 제3의 오일쇼크가 오지 않나 하는 우려로 심각해졌다. 하지만 며칠 후 오일가격이 45달러 이하로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수그러들긴 했으나 이제 다시 가격이 고개를 쳐들고 있어 우리는 오일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를 느끼게 된다. 금년 들어 원유가는 40% 이상 올랐고 이러한 가격급등이 이라크사태를 비롯한 국제정치 및 경제환경과 맞물려 자못 세계적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가격은 역사적으로 크게 보면 강대국과 산유국간의 국제 역학관계에 의해서 결정되고 변동돼 왔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금년의 가격상승은 이라크 사태로 인한 공급불안정,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유코스의 생산차질,그리고 베네수엘라의 국내정치 문제로 인한 공급차질 등 공급의 문제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시세가 제2오일쇼크 당시 81년의 40달러에 비하면 물가조정 가격대비 50% 수준으로 심각도가 그 때보다 훨씬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아무튼 유가의 단기적인 전망은 대체로 고유가가 계속되리라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나 OECD의 분석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급격한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고 현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되 향후 12∼18개월에 32∼35달러선에서 안정화되리라는 전망이다. 이와 같은 고유가 현상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배럴당 10달러 인상을 기준으로 0.5% 정도 성장을 둔화시킨다는 경제모델이 유력하지만 원유뿐만 아니라 연관 에너지사업,예를 들어 가스 등을 종합해 볼 때 세계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특히 유가상승의 폭이 크고 장기화 될 경우 선진경제의 침체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곧바로 세계경제 침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하루 2백30만배럴을 사용하는 오일에너지 고소비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유가상승은 제조산업의 원가상승으로 직결되고 수출산업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킨다. 또 물가상승을 유발해 인플레 압력을 촉발할 수 있다. 원유가격이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우리경제는 연 1.3% 이상 성장이 둔화되고 소비자 물가는 1.7% 증가, 그리고 무역수지는 80억달러 이상 감소요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이와 같이 오일가격의 상승은 우리 경제의 성장률 감소,물가,무역수지에 직격탄을 날리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일까. 첫째,무엇보다도 석유 의존도를 줄이는 일이다.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에너지 과소비 산업구조를 전환해서 효율성을 높이고 에너지 절약을 실현하는 것이다. 또한 대체 에너지를 개발해 에너지 다변화를 도모하고 친환경적 산업을 촉진시켜야 한다. 이와 병행해 소비자의 에너지 절약을 강력하게 유도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러한 계획은 단기별 중장기별로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자금지원 세제혜택 등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정부는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둘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유가상승이 기업의 제조원가를 높이고 소비자 물가를 부추기는 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류세를 인하할 필요가 있을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공공요금이나 기타 소비자 세금의 조정을 통해 물가 충격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셋째, 해외 에너지 자원의 확보 및 개발이다. 기업의 해외 자원개발에 대한 투자를 장려해 해외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정부차원의 투자, 기업차원의 최우선 과제로 해외자원의 확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의 고유가 현상은 그 상승폭이나 단기 전망으로 볼 때 과거의 오일쇼크 같은 형태로 발전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급격한 하락으로 안정화되리라는 것도 기대할 수 없고 고유가 수준으로 등락을 지속하리라는 예상이라면 세계경제 특히 우리경제에는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으며 우리는 그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일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