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센추어 첫 여성파트너 이지은 전무.."여자란 의식 일할땐 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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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고 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할 수 없지요."
지난 9일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액센츄어 서울사무소의 첫 여성 파트너로 승진한 이지은 전무(36)는 '여자로서 글로벌 컨설팅펌의 파트너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일 하면서 한번도 여자라는 걸 의식하지 않았다는 것.단지 남자들과 똑같이 일했고 그 만큼의 대우를 받았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에 같이 승진한 분도 있는데 저만 여자라서 언론의 관심을 받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 파트너는 남자들을 이기기 위해 잠 안자고 일하는 '악바리형 커리어우먼'이 아니다.
그는 "여자들 중에 결혼도 안하고 일로 성공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을 보면 말리고 싶다"고 말한다.
"모든 건 자연스러운 게 좋은 거죠.가정을 포기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고요.저도 딸 하나 아들 하나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입니다."
자식 교육까지 신경쓰며 파트너가 된 비결에 대해 이 파트너는 "타고 난 체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워낙 타고 나기도 했지만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헬스 수영 골프 등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골프는 보기플레이어 수준.그는 "모나지 않은 성격 덕분에 인간관계가 좋은 것도 승진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이 파트너는 "파트너가 된 것을 나보다 주위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특히 "후배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점이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그 흔한 석사 학위 하나 없이 입사했죠.그런데 액센츄어의 첫 여성,그것도 최연소 파트너가 됐습니다.
저같이 평범한 컨설턴트들이 희망을 갖고 일 할만 하죠."
그는 "앞으로 액센츄어에서 10년 정도 더 일한 뒤 글로벌펌에서 배운 각종 노하우와 지식을 정부나 학교 등에서 일하면서 전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교육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1년 앤더슨컨설팅(옛 액센츄어)에 입사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업계를 대상으로 경영 및 마케팅 혁신,구매혁신,공급망관리(SCM) 등의 컨설팅을 주로 담당해왔다.
한국 여성으로는 김연희 베인&컴퍼니 부사장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적 컨설팅기업의 글로벌 파트너에 올랐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