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비씨, 2년만의 무이자 할부

"웬일입니까." 최근 비씨카드의 행보를 두고 가맹점들이 하는 말이다. 비씨카드는 이마트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던 지난 1일,이례적인 무이자 할부 행사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9월 한달간 '비씨카드가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하면서 '전가맹점'을 대상으로 2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근 2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는 것이 가맹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정작 가맹점 당사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비씨카드 홈페이지에 이벤트를 공지한 것을 제외하면 열흘간 이에 대한 홍보가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행사 자체뿐만 아니라 '쉬쉬하며 치르는' 행사 방식도 이례적이라고 중소업체들은 입을 모은다. 한 중소 인터넷몰 관계자는 "중소 가맹점이 무이자 할부 행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며 "수수료 인상에 대해 가맹점들이 반발하자 조용히 당근을 던져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맹점보다 고객 여론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적자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무이자 할부 행사를 할 돈은 있는 모양"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대해 비씨카드 관계자는 "무이자 할부 행사에 대해 가맹점들의 오해가 있다면 행사 취지를 설명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겠다"는 입장을 뒤늦게 밝혔다. 또 "통계를 볼 때 2개월 무이자 할부 사용 비중은 할부 거래 전체의 1.8%에 불과하다"며 전가맹점에 무이자 할부 행사를 하더라도 들어가는 비용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카드 수수료 협상을 놓고 기자가 어느 한쪽을 편들려는 것은 아니다. 협상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일들이 수수료 분쟁을 얽히게 만든다는 느낌이 든다. 수수료 분쟁이 촉발된 이후 12일 현재 각 포털들의 여론조사에서 60∼80%의 네티즌이 카드가 아닌 할인점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비씨카드가 모처럼 가맹점을 위해 마련한 2개월 무이자 할부행사가 좋은 이미지를 얻기를 기대해본다. 송주희 생활경제부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