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중공업 '적과의 동침'..LNG船 공동수주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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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사상 처음으로 컨소시엄을 구성,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만㎥급 LNG선 20척을 발주하는 엑슨모빌 2단계(카타르가스 Ⅱ) 프로젝트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컨소시엄을 구성,응찰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대규모 선박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국내업체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처음으로 20만㎥급 LNG선이 발주되는 이 프로젝트는 척당 수주가격이 2억1천5백만달러를 호가,전체 발주물량이 40억달러를 넘는 사상 최대 규모다.
세계 최대 오일메이저인 엑슨모빌과 카타르 국영석유회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두 회사의 합작법인인 '라스가스Ⅱ'는 지난 7월말 14만5천㎥급 LNG선 8척에 대한 입찰을 마무리했고 곧 2차 프로젝트를 발주한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손을 잡은 것은 저가 수주경쟁을 자제하고 납기를 단축하는 등의 효과를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수주에 성공하면 일감을 절반씩 나눈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이번 '적과의 동침'으로 대우조선해양을 포함,국내 '조선 빅3'가 세계 LNG선 시장을 평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삼성중공업 컨소시엄이 각각 8척씩,모두 16척을 수주,전체 발주물량의 80%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한 척당 1억7천만달러에 낙찰된 1차 수주전에서도 전체 8척 중 7척을 대우조선이,나머지 1척은 삼성중공업이 수주했다.
더욱이 '카타르가스Ⅱ'는 올 연말 24만㎥급 초대형 LNG선 12척을 추가 발주할 예정이어서 이번 수주전 결과에 따라 추가 수주도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1차에 이어 2차 프로젝트에서도 한국 조선업체의 대규모 수주가 확정된다면 고부가 LNG선 시장에서 한국이 독주체제를 완전히 굳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