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1000 시대 열자] 제2부 : "고객님 계좌 정지됐습니다"

삼성증권 K지점 S지점장은 이달초 한 고객에게 전화를 했다. "고객님의 매매를 중단시켰으니 돈을 찾아가시기 바랍니다"라고 정중히 통보했다. 고객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게 1차 임무인 지점장이 오히려 거래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고객이 불공정거래의 의심을 받을만한 매매를해 그때마다 주의를 줬는데도 그 같은 거래를 계속했기 때문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증권사들이 요즘 달라지고 있다. 변화의 지향점은 고객의 신뢰회복이다. 한국증시의 낙후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것은 빈번한 '작전'과 이로인한 개미투자자의 손실이다. 최근에는 특정세력 뿐 아니라 개인까지 허수주문 등 작전성 매매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한번 정도 작전에 말려들어 큰 손실을 본 경험을 갖고 있다. 이는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이를 방치한 증권사도 믿지못할 대상으로 낙인찍힌 것이다. 삼성 현대 LG투자 대우 대신증권 등 대형사들이 불공정거래를 차단하는데 온힘을 쏟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들 증권사는 준법여부를 관리감독하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팀을 통해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중이다. 직원들의 일임매매는 철저히 규제된다. 허수성 호가나 대량주문후 취소하는 등 이상매매가 나타나면 곧바로 해당 지점에 통보하고 영업사원이 매매에 간여했는지 등도 추적한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