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부른다] 30억달러 플랜트사업 계약 ..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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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달러 규모 플랜트사업 본계약 체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 검토,GSM 휴대폰 시장 공략,PVC 창호 생산법인 설립 검토..."
LG그룹이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맞춰 밝힌 러시아 비즈니스의 스케줄이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를 측면지원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과 함께 브릭스(BRICs) 국가중 하나로 떠오르는 신흥시장인 러시아에서의 사업기반을 확실히 다지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게 LG의 계산이다.
이를 위해 구본무 LG 회장이 노 대통령의 방문일정에 동행하고 LG상사 LG전자 LG화학 등의 계열사를 앞세워 "러시아 텃밭 다지기"에 힘쓸 계획이다.
◆LG상사
LG상사는 LG건설과 함께 추진해온 러시아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에서의 약 3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정유·석유화학 플랜트사업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LG상사는 타타르스탄 국영석유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석유화학 플랜트사업에 대해 17억달러 규모의 1차계약과 13억달러 상당의 2차계약 등 약 3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정유공장 건설은 LG건설이 담당하고 LG상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생산제품의 판매를 맡게 된다.
또 LG상사는 러시아 최대 천연가스 생산업체 가즈프롬사와 함께 한·중·일 3국이 참여하는 이르쿠츠크 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에 대한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LG상사는 지난 88년 당시 국내 종합상사 중 처음으로 모스크바에서 전시행사를 열었고 89년에 가정용품을 직수출한데 이어 90년에는 모스크바 지사를 개설했다.
이어 91년에는 최초의 한·러 합작사인 수출입전문 종합무역업체 '리스코'를 설립,세계 최대 석탄 보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에서 생산한 석탄을 국내에 공급했다.
◆LG전자
LG전자는 에어컨 진공청소기 오디오 등 3개 제품이 러시아 최대 일간지인 '이즈베스띠야'와 '꼼소몰쓰까야 프라브다'에서 공동으로 주관한 러시아 '국민브랜드'에 선정됐다.
이처럼 높아진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올해 고감각·회전형 카메라폰 등을 내세워 GSM 휴대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97년부터 러시아의 28개 주요거점 도시를 순회하면서 어린이 LG 사생대회,미스 LG 선발대회,LG 가라오케 경연대회 등으로 구성된 'LG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 등 거점도시의 유동인구가 많은 시내 중심가를 관통하는 다리에 집중적으로 광고물을 설치하는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 결과 LG광고판이 '다리(bridge)'라는 특이한 환경과 어울려 지역의 명소가 되었고 현지 시민들이 원래 다리 이름보다 'LG 브리지'로 부르는 등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다.
◆LG화학
LG화학은 전자 자동차 건설 등의 부문에서 주요 제품들이 급성장함에 따라 올 7월 러시아 지사를 설립했다.
LG화학 러시아 지사는 CIS(독립국가연합)와 동유럽의 마케팅을 총괄하고 향후 이 지역의 사업기회 발굴 및 판매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LG화학은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석유화학제품과 창호 시트 등 건축자재의 판매증가에 힘입어 2002년 대비 1백40% 증가한 2천2백8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건축경기 호조 등으로 주요 수출품목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지난해보다 19% 증가한 2천7백만달러의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LG화학은 러시아의 추운 지역적 특성에 따라 뛰어난 단열성과 높은 에너지 효율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PVC 창호의 경우 향후 현지 생산법인 설립까지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