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뉴골프..작지만 강한 차 '명성 그대로'

콤팩트카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불리는 폭스바겐 뉴 골프(GOLF)가 한국에 들어온다. 다음달 5일부터 판매에 들어가는 골프는 이번이 5번째 버전(Version)이다. 지난 1974년 첫 모델을 선보인 이후 전 세계에서 2천3백만대가 팔린 초특급 베스트 셀러다. 하지만 럭셔리 세단이 주름잡아온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거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튀지 않는 디자인과 작은 차체가 전혀 '외제차 타는 맛'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용성을 중시하는 오너 드라이버들에게 골프는 '드림카'나 다름없는 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5세대 모델은 넒어진 공간,중형차 이상의 편의사양까지 갖춰 한국인의 기호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외관 디자인도 날렵하게 조정했고 해치백 스타일 설계로 내부 공간은 넓혔다. 분리형 뒷좌석을 접을 경우 스키도 넣을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은 3백50ℓ나 된다. 해치백의 실용성을 극대화한 차 만들기다. 성능은 한층 업그레이됐다. 엑셀러레이터를 밟는 순간 2.0 모델이라고 느끼기 힘들 정도의 순발력 넘치는 가속 성능을 실감할 수 있다. 폭스바겐의 혁신적 기술이 동원된 직분사방식의 1백50마력 FSI엔진의 위력이 그대로 느껴진다. 순식간에 시속 1백km를 훌쩍 넘어선다. 동급 최초의 팁트로닉 자동 6단 변속기도 정확하게 제 기능을 발휘한다. 코너링에서도 차체가 낮게 깔리며 정확히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반응한다. 기본 장착된 ESP(차량자세제어장치)는 차체의 미끄럼을 막아주고 어떤 주행상황에서도 떨림이나 쏠림없이 정확히 차체의 중심을 잡도록 해준다. 아우토반의 하이에나라는 별명답게 고속도로에서 지그재그로 민첩하게 움직이며 순식간에 큰 차를 헤집고 빠져나갈 때는 약간의 희열까지 맛볼 수 있다. 뉴 골프는 차체의 레이저 용접 길이만 1.2km에 이른다. 일반 스폿 용접보다 용접부위를 단단히 이어주며 외부충격에 강하게 버틴다. 강력한 외부충격시 차체가 밀릴지언정 깨져서 차 내부로 파고들지는 않는다. 여기에 6개의 에어백까지 장착,어떤 상황하에서도 운전자를 보호해주도록 제작했다. 이처럼 콤팩트카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호화스런 장치들로 무장했지만 뉴 골프의 국내 판매가는 3천1백만원(기본형)에 불과하다. 실용성과 편의성,안락성,성능에 가격 합리성까지 갖췄다고 평가할 만하다. 사족(蛇足) 하나. 골프 트렁크에는 골프백이 들어가지 않는다. 골프는 멕시코만에 부는 '강한 북남풍'을 뜻한다. 제타(Jetta·제트기류),보라(Bora·아드리아해의 강한 하강풍),산타나(Santana·사막의 돌풍) 등 폭스바겐의 모델은 바람의 이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람에는 각각의 모델 특성을 은연 중에 담고 있다. 골프는 그만큼 강력한 파워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