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발 상승장' 어려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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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이후 지수 상승의 일등공신이었던 프로그램 매수세가 향후 한달 정도는 잠잠해질 전망이다.
주식매수를 유발하는 매도차익거래(주식매도+선물매수)잔고가 최근 40일간 5천억원 넘게 축소돼 잠재매수세가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또 강세장에서 나타나는 신규 매수차익거래(주식매수+선물매도)도 생각만큼 늘지 않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세 멈추나
22일 개장과 동시에 종합주가지수는 4개월만의 최고치인 863.19까지 치솟았지만 1천5백억원이 넘는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주가를 급락세로 반전시켰다.
이달 들어 7천억원 이상 유입돼 주가를 850대에 안착시킨 프로그램이 주가하락을 주도하는 악역으로 돌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8월 이후 프로그램이 강세장을 이끌었지만 앞으로 한달여 동안은 유입세가 크게 둔화돼 주가동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잠재적인 매수물량으로 볼 수 있는 매도차익거래(선물매수+현물매도) 잔고가 지난달 11일 1조3천3백90억원에서 21일 현재 8천2백77억원으로 40일만에 5천억원이나 줄어 매수여력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것이다.
반면 잠재된 매도물량으로 볼 수 있는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같은 기간 4천억원 넘게 불어나 7천3백66억원으로 확대됐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위원은 "이날 베이시스가 악화되면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던 신규 매수차익거래(주식매수+선물매도)도 많지 않았다"며 "선물투자자들의 매수여력이 한계에 이른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11월 이후 다시 매수우위 예상
하지만 전문가들은 "10월말이나 11월초부터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프로그램이 다시 매수우위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월에는 배당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인덱스 펀드 등에서 보유중인 선물을 현물로 교체하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게 그 이유다.
LG투자증권 황재훈 연구위원은 "2001년 이후 선물 12월물을 분석하면 10월말부터 매수차익거래가 뚜렷하게 증가해 12월물 만기전까지 적지않은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심 연구위원은 "이날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은 추석을 앞두고 현금이 필요한 투자자들이 3일 결제를 감안해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근래 보기 드물게 베이시스가 낮아지자 백워데이션 상태에서 매수해 큰 손해를 보고 있던 투자자들이 과감하게 손절매를 한 탓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추가적 매물출회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