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850선서 외국인 매도세로 '돌변'

외국인 투자자들이 종합주가지수 850선을 기준으로 주식을 팔고 이탈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수가 850선을 뚫지 못하고 저항을 받는 모습이 두드러졌던 지난 15일부터 하루(21일)만 빼고 23일까지 현물시장에서 순매도로 일관하고 있다. 옵션 시장에서도 풋옵션 매수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는 등 하락장세를 염두에 둔 매매형태가 엿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 일각에서는 외국인들의 이탈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전기전자업종에서 2천1백10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것을 비롯,철강(6백97억원) 금융(1천1백20억원) 등에서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는 이달들어 14일까지 전기전자(1천94억원) 금융(3천1백86억원) 철강(7백78억원) 등에서 순매수로 일관했던 것과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것이다. 자동차관련주가 포진한 운수장비 및 화학 음식료에서는 아직까지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지만 규모가 크게 줄었거나 미미한 수준이다. 외국인이 15일 이후 23일까지 거래소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3천억원 수준이어서 이전 2주일 동안의 순매수 규모 1조1천7백52억원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외국인은 이 기간중 삼성전자를 1천3백99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을 비롯 POSCO(6백40억원) 국민은행(5백21억원) 신한지주(3백91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 위주로 주식을 팔아 종합주가지수에 상당한 부담을 줬다. 지수 830선이 무너졌던 이날도 외국인 순매도는 9백96억원이나 됐다. 현물시장뿐 아니다. 옵션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13일부터 콜옵션을 대거 팔고 풋옵션을 사들이기 시작한 이후 풋옵션을 매수하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13일이후 22일까지 외국인의 풋옵션 누적 순매수는 2백1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이 장래 일정한 시점에 주식을 팔 권리인 풋옵션을 매수하고 있다는 것은 장세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수 850선 근처에서 외국인이 순매도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외국인이 추가적인 상승보다는 하락쪽에 무게를 두고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성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상승 추세를 가늠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850선을 넘어선 뒤 차익실현에 나서는 양상이 뚜렷하다"며 "이들이 단기 지수하락을 염두에 둔 매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승장을 이끌었던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면서 주가도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