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파노라마] 우리 국민이 보는 "한국영화"

앵커) 이제 한국영화는 작품성 면에서나 흥행적인 면에서 그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 내부에서도 한국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에 비해 무척 좋아졌습니다. 과연 우리나라 국민들은 우리 영화를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 재미있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조성진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조성진 기자, 우선 어떤 여론조사인지 좀 알려 주시죠. 기자) 한국사회여론연구소(www.ksoi.org)가 지난 21일 열린 "스크린쿼터제와 한국영화산업 발전 방향" 심포지엄을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영화 관련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 스크린쿼터제에 대한 국민의 인식, 한국영화의 경쟁력, 한국 영화산업의 발전 방향 등 총 4가지 큰 주제 하에 실시된 여론 조사였습니다. 20세 이상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TNS에 의뢰해 9월 19일 하루동안 전화조사를 실시했구요, 표본오차는 +-3.1%입니다. 앵커) 네, 본격적으로 내용을 살펴볼까요? 우리나라 국민들은 1년에 몇 편이나 영화를 보고, 어떤 기준으로 영화를 선정하나요? 기자) 한국인은 1년 평균 5.6편의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있었습니다. '전혀 안 본다’는 응답이 32.5%, 1~3편이 28.5%, 4~10편이 23.3%, 11편 이상도 14.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13.9편으로 가장 많이 영화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구요, 30대는 4.8편, 40대는 2.7편, 50대 이상은 1.6편 등으로 연령대가 높아지면 영화관람도 줄어들 고 있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영화를 고르나?” 라는 질문에는 ‘재미’라고 답한 사람들이 49.7%로 가장 높았고, ‘작품성’이 34.1%, ‘좋아하는 배우’ 9.2%, ‘좋아하는 감독’이 3.6%의 순이어서 역시 재미있는 영화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앵커) 한국인이 좋아하는 영화와 배우들에 대한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기자)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 영화”를 묻는 질문에는 '태극기 휘날리며'가 12.2%로 1위를 차지했고, '실미도' 11.9%로 근소한 차이로 2위, 그 뒤를 이어 '올드보이', '쉬리', '살인의 추억'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별로는 남자가 ‘실미도’를, 여자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연령대별로는 20대가 ‘올드보이’를 3,40대가 ‘실미도’를, 50대 이상은 ‘태극기 휘날리며’를 선호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시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는 한국영화관객 1천 시대를 연 영화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배우”를 묻는 질문에는 안성기가 8.8%로 1위, 최민식이 8.2%로 2위였구요, 그 뒤를 이어 한석규, 장동건, 설경구, 송강호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6위 안에 여자배우가 한명도 없다는 것이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우선 영화를 접하는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조사결과였구요,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스크린쿼터 제도에 대해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우선 “스크린쿼터에 대한 관심”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51.4%가 관심있다고 응답했고, 45.9%는 관심이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직업별로 학생, 자영업자, 화이트칼라층에서 ‘관심있다’는 의견이 높았고, 농어업 종사자와 블루칼라층은 ‘관심없다’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스크린쿼터가 한국영화에 끼친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긍정적이다’가 64.7%, ‘부정적이다’가 26.3%로 높이 나타나 일단 스크린쿼터가 국내산업을 성장시키는데 좋은 영향을 주었다는 의견이 훨씬 높았습니다. “스크린쿼터를 완화해 헐리우드 영화와 경쟁할 경우 우리영화의 경쟁력도 커질까?”라는 질문에는 앞과는 좀 다른 결과가 나왔는데요, 73.6%가 ‘공감한다’로, 21.5%가‘공감하지 않는다’란 의견을 제시해 일단 우리 영화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보호’보다는 ‘경쟁’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크린쿼터를 완화할 경우 한국영화산업은 헐리우드영화에 종속되고 말 것이라는 영화계 내부의 주장과는 다른 의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 “스크린쿼터 존속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82.1%가 현 시점에서는 스크린쿼터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37.8%가 ‘계속 유지’를, 44.3%가 ‘당분간 유지’ 의견을 보여 유지 의견에 힘을 실어주었고,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14.0%를 차지해 아직은 스크린쿼터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독립영화, 실험영화의 의무상영일수 도입”을 묻는 질문에는 63.2%가 ‘공감’을, 28.7%가 ‘공감하지 않는다’의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영화의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한국영화의 경쟁력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끼고 있었나요? 기자) “주로 어느 나라 영화를 보나?”라는 질문에는 63.6%가 한국영화를 26.6%가 미국영화를 들었고, 홍콩영화, 유럽영화가 한자리 수 이하 퍼센티지로 그 뒤를 잇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한국영화의 선호도가 높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실제 2000년대 들어서는 한국영화가 거의 시장점유율 50%에 육박하거나 넘어서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 영화에 대비한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는 ‘외국영화에 비해 뒤쳐진다’가 52.5%로 ‘외국영화에 비해 손색없다’는 43.4%의 응답자보다 많아 아직은 좀더 수준높은 작품들을 만들어 낼 것을 주문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영화 수준”에 대한 절대평가 항목에서는 68%가 ‘만족한다’고 나타나 ‘만족하지 않는다’의 28.1%보다 높았습니다. 앵커) 잘 알겠습니다. 우리나라 영화산업 발전방향에 관한 조사도 있었죠? 기자) 네, “최근 일고 있는 한류열풍”에 대한 질문에는 53.7%가 ‘계속 유지’로 40.4%가 ‘일시적 현상’이라고 내다 보고 있어 한류에 대한 무척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산업에서의 정부의 역할”이란 질문에는 영화도 산업이므로 ‘정부개입하지 말아야’란 의견이 56.4%, ‘정부가 적극 개입해서 보호 육성해야’란 의견이 38.8%를 차지해, 이제는 국민들이 영화를 산업의 하나로 분명이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네, 조사 결과 잘 봤습니다. 결과에 대한 평가를 좀 해 주시죠. 기자) 우리 국민들이 영화를 보는 횟수가 부쩍 늘어나면서 이제 영화는 한국인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영화가 우리 국민들에게 이처럼 좋은 인식으로 다가온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춘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면서 국내 관객들을 만족시킬만한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나온 것이 직접적인 원인일 것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과 개성있는 감독들이 등장했고, 관객들을 끌기에 충분한 홍보 전략 등은 우리 영화가 산업으로 발적해 가며 양적 질적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 영화가 산업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도기적 단계에서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지고 환경이 성숙해 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만으로 끝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언제까지 국민에게 스크린쿼터를 두고 애국심에 호소해서만 될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영화계도 스크린쿼터에 대해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일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우리 영화가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 산업적으로 보다 성숙해지고 국민들이 사랑하는 한국영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