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화나트륨 "中 거쳐 북한에 유입됐다" .. 정부 공식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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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로 전용이 가능해 국제적인 수출통제 품목으로 지정된 한국산 시안화나트륨 상당 규모가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확인돼 국제적인 파장이 우려된다.
23일 정부 관계자는 "한국 업체가 정부의 허가를 받아 중국에 수출한 시안화나트륨 중 상당물량이 북한에 불법적으로 재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북한으로의 반입 경로와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는 24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사태의 경위를 설명할 예정이다.
시안화나트륨은 금속도금 및 제초제 원료 등 산업용으로 널리 쓰이는 화학물질이지만 살상용 가스로 전용이 가능해 생화학무기 수출통제체제인 '호주그룹'에서 수출통제 대상 품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관세청이 최근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은 지난 2002년부터 올 8월 말까지 중국을 비롯해 태국과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10여개국에 총 14만6천46t의 시안화나트륨을 수출했으며 이 중 대(對)중국 수출이 4만2천3백99t으로 가장 많았다.
북한은 최근 태국으로부터 한국산 시안화나트륨 71t을 수입하려다 적발돼 제지당한 바 있다.
시안화나트륨은 맹독성 살상무기인 사린가스의 직접적인 원료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또 다른 신경작용제 중 하나인 타분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정부의 전략물자 관리시스템도 도마에 오르게 됐다.
시안화나트륨이 주요 수출품이기는 하지만 국제적인 '다자수출통제체제'의 통제에 따라 수출입에 허가가 필요한 전략물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01년 8월부터 올 2월까지 태국에 불법 수출된 시안화나트륨은 총 3백38t이라고 밝혔으나,이 중 일부가 북한으로 유입됐다는 의혹이 가시지 않았다.
김용준·이정호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