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카지노 유치전 '후끈'
입력
수정
정부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서울 2개소, 부산 1개소 이내로 신규 허용하기로 하면서 지난 36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파라다이스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파라다이스 그룹은 정부의 신규허용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눈독을 들이고 있던 특급호텔들은 벌써부터 황금알을 몸에 품은 것처럼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후끈 달아오른 카지노 유치전 현장을 한창호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불리는 카지노 사업을 놓고 정부와 업계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현재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이달 초 정부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추가로 허용하고 관광공사가 이를 운영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뒤 기존 카지노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어제 열린 국회 토론회에 다녀왔는데요.
문화관광위 소속 열린우리당 이경숙 국회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외국인 전용카지노 신설은 외화획득을 위한 자구책이라는 정부의 입장과 기존 카지노 산업의 붕괴를 재촉할 것이라는 업계의 의견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뤘습니다.
문화관광부는 서울과 부산 도심에 외국인전용 카지노가 들어서면 중국과 일본으로 향하는 카지노 관광객을 우리나라로 돌려세울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강기홍 문화관광부 과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강기홍 문화관광부 국민관광과장
“사행성 조장보다는 외화획득 효과가 더 클 것”
정부는 외화획득측면을 강조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카지노 업계는 현재 전국에서 영업하는 13개 외국인전용 카지노의 가동률이 평균 3.8%에 불과한 상태에서 카지노 신설은 기존업계의 연쇄 도산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파라다이스 정연수 상무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정연수 파라다이스 워커힐 상무
“공급 과잉으로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상태인데 카지노 신규 설립은 카지노산업을 하향평준화 시킬 뿐”
보신것처럼 정부와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파라다이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의견은 결국 정부의 의도대로 서울과 부산에 외국인 카지노가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외국인 카지노 허용에 따라 '카지노 대부' 전낙원씨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CG1>파라다이스 그룹
카지노 호텔 면세점
계원학원 문화재단
복지재단 동서문학 조이클래식
전낙원 회장은 현재 16개 계열사를 거느린 '카지노 재벌'입니다. 전회장은 카지노뿐만 아니라 호텔, 면세점, 제조 및 건설업, 학교법인 계원학원, 파라다이스문화재단, 파라다이스복지재단, 동서문학, 조이클래식 등 문화미디어 산업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케냐에 카지노시설을 갖춘 사파리파크호텔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3년 전 회장은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을 제치고 코스닥 '최고 갑부'에 오르면서 파라다이스그룹을 한국 대규모 기업집단 33위의 반열에 올려놓았고, 파라다이스그룹에서 전 회장과 아들 전필립씨등 특수관계인들은 여전히 그룹 요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파라다이스 내부 분위기 그리 썩 좋지 않을 것 같군요.
문화관광부가 지난 9월3일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신규허가를 발표한 이후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의 주가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수퍼1>
신규 카지노 진입, 수익 악화 전망
독점적 위치에서 경쟁구도로 변화할 경우 그동안 독점적 지위하에서 누렸던 카지노의 수익성이 불확실해질 것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경쟁체제 돌입할 경우 파라다이스가 인건비, 고객숙식비, 항공료 등의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VIP 고객들이 경쟁업체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신규 카지노는 내년 말 개장할 예정이어서 파라다이스의 2004년과 2005년 수익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2006년부터는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카지노를 유치할만한 여건을 갖춘 호텔들은 얼마나되죠?
카지노가 들어설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서울지역의 특급호텔 및 국제회의실 17곳 중 이미 카지노가 있는 워커힐을 제외한 16곳과 부산의 6곳 중 파라다이스호텔을 제외한 5곳 등 대부분이 신규 카지노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수퍼2> 호텔등 21개사, 카지노 유치전
서울의 경우 롯데, 신라, 인터컨티넨탈, 웨스틴조선, 그랜드힐튼, 메리어트 등의 특급호텔 및 코엑스국제회의실이고 부산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이들 특급호텔들은 수년 전부터 호텔 내에 카지노장이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놓고 정부의 신규 카지노 허가를 손꼽아 기다려 온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들 호텔들은 건물 유지비와 인건비를 까먹는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카지노 유치에 사활을 걸다시피 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 정부가 허가한 카지노 유치전에 뛰어든 업체들이 있습니까?
아직까지 카지노 유치를 공식선언하고 뛰어든 업체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천 타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업체들은 꽤 됩니다.
CG2>카지노 유치 거론 업체
롯데 한무컨벤션
리츠칼튼 부산해운대호텔 등
카지노 유치에 주력해 온 롯데와 한무컨벤션, 리츠칼튼, 부산 해운대 호텔등이 '제2의 파라다이스'를 꿈꾸며 사활을 건 물밑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가 서울, 부산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신규 허가하기로 발표하기 이전부터 상당수의 특급 호텔들은 카지노 사업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업종에 카지노를 이미 포함시켜 놓았을 만큼 카지노에 대한 애착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롯데측은 겉으로는 성급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룹 이미지상 사행산업인 카지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물밑에서 '암중 행보'에 들어갔습니다.
또 다른 호텔들의 카지노 유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부산 롯데호텔의 강력한 경쟁상대인 해운대 그랜드호텔 역시 1996년 개장할 당시부터 1백억여원을 투입하는 대대적인 공사를 벌여 6층에 4백70여 평 규모의 카지노 전용 사업장을 만들어 놓았을 만큼 카지노 유치에 강한 애착을 보여왔습니다.
이처럼 특급호텔들에게 있어 카지노 유치는 숙원이나 다름없다 보니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둘러싸고 잡음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네, 지난 5월경 증권가에서는 롯데의 카지노 유치설이 유포돼 들썩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구체적인 날짜까지 제시되어서 증권가에서 파장이 꽤 컸는데요..
카지노 유치전 '마찰 심화'
문화관광부가 나서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진화하고 나서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당시 파장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지난 3일 문광부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신규 허가 발표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카지노 특혜시비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셈입니다.
정부의 카지노 신규 허가가 특정 호텔을 밀어주기 위한 행보라는 얘기에서부터 공공연한 비밀이 되다시피 한 정치권 로비설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제주지역 8개 카지노 업체로 구성된'카지노 생존권 확보를 위한 투쟁위원회'도 정부의 신규 카지노 허가 방침에 대해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휴업 및 폐업, 상경투쟁 등을 벌이겠다고 밝혀 신규 카지노 허가가 본격화되는 11월부터 양대 진영간 마찰이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창호기자 ch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