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펀드 3분기 '대박'..저평가 우량종목 집중매수 적중

미국계 캐피탈이 3분기에 4백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외국계 대형 펀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대규모의 차익(평가익 포함)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가 29일 3분기중 5% 이상 지분변동 신고를 한 35개 외국계펀드의 매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캐피탈리서치앤매니지먼트컴퍼니(CRMC)는 거래소 시장에서 4백5억원의 차익을 올렸다. 미국 템플턴자산운용도 대우조선해양을 싼 값에 매수,3백억원이 넘는 평가차익을 얻었고 싱가포르투자청(GIC)의 산하 펀드인 엔젤리카는 하나은행 한 종목으로 3백억원 가까운 평가차익을 냈다. 영국 슈로더투신운용도 LG석유화학 부산은행 현대백화점 등에 투자해 1백4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증권거래소는 3분기 중 종합주가지수가 785.79에서 832.10으로 불과 5.89% 상승했지만 외국계 펀드는 철저하게 우량종목에 투자해 막대한 차익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캐피털리서치앤매니지먼트컴퍼니가 금호산업과 금호석유 주식을 매집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캐피털은 지난 7월 이후 금호산업 주식 2백16만주를 주당 5천3백17원에 매수,5.33%의 지분을 확보했다. 지난 24일 현재 금호산업 주가는 1만3백50원으로 캐피털은 1백% 가까운 투자수익을 올린 셈이다. 템플턴자산운용이 대우조선해양을 사들인 것도 마찬가지 경우다. 후판가격 상승으로 조선주의 실적 우려감이 나오며 1만5천원을 넘나들던 이 회사 주가가 보름여만에 1만2천원대까지 떨어지자 템플턴은 대량 매수에 돌입,지분율을 지난 22일 현재 5.01%까지 끌어 올렸다. 템플턴은 한달도 안돼 25.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영국계 투자회사인 슈로더국제투자신탁운용은 중국 특수를 겨냥,지난해 초부터 매수해온 LG석유화학 주식을 올 3분기 중 여러 차례 나눠 처분했다. 슈로더의 LG석유화학 평균 매입단가는 1만6천2백원.슈로더는 이 주식을 3분기 중 평균 2만7천2백원에 팔았다. 1년반만에 67.90%의 투자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슈로더가 주식을 처분한 뒤 한때 2만8천원을 넘나들던 LG석유화학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24일 현재 2만5천8백원까지 내려앉았다. 이른바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판 전형적인 모멘텀 플레이였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전무는 "시장이 외국인 매매동향에 따라 좌우되는 것도 한 원인이지만 외국계 대형펀드가 그만큼 정보력 및 리서치능력에서 앞서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