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요즘 어디에 투자할까?


요즘같은 부동산경기 침체기에 부자(금융자산가)들은 어떻게 투자하고 있을까.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에 따르면 수십억원대의 금융자산을 굴리는 PB고객들 대부분은 "투자 휴식기"에 들어간 가운데 그나마 역세권 상가나 소규모 빌딩에 다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동안 인기 투자 대상이던 아파트와 주상복합,오피스텔 등에는 매입 문의조차 없다고 일선 PB들은 전했다.


함형길 하나은행 압구정중앙지점 팀장은 "부자 고객들은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요즘 같은 침체기에는 잘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면서 "대체로 역세권 상가와 소규모 빌딩 등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매입은 활발하지 않다"고 말했다.

◆목 좋은 상가.소규모 빌딩 관심


일부 PB 고객들은 역세권 근린상가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며 투자 수익성 타진에 나서고 있다.
역세권 상가일지라도 유동인구가 그리 많지 않으면 쳐다보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상가 경매에도 눈길을 주고 있다.


3∼4층 규모의 빌딩에도 꾸준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사업팀장은 "고객들이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상가 투자에 대해 관망세를 취하는 듯했으나 지금은 매수세가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임대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상태여서 좋은 물건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는 처분하거나 관망세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에 대한 매입 문의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1가구 다주택자들은 어떤 아파트를 먼저 처분해야 하는지를 고민할 뿐 새로 구입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일부 고객이 서울 용산구 씨티파크 등 인기 주상복합의 급매물 매수를 의뢰하기도 했지만 매물이 적고 가격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고 한 프라이빗 뱅커는 전했다.


이남수 조흥은행 PB사업부 차장은 "고객들이 이제 아파트 투자 시기는 지났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내년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수도권 및 충청권 토지에 관심


토지의 경우 대체로 수도권과 충청권에 관심이 있는 편이다.


충청권의 경우 이미 2∼3년 전에 투자를 해놓은 고객이 더러 있다.


지금은 충청권보다 용인 양평 시흥 김포 강화 등 수도권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너무 멀리 떨어진 지역보다 수도권이나 아예 서울 뉴타운지역 등 가까운 땅을 선호한다"는 게 김지형 한미은행 PB의 설명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