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체 직거래 비중 확대..브랜드관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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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LG생활건강 등 대형 화장품 제조업체들이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전문점에 직접 제품을 공급하는 '직거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직거래를 하면 전문점의 재고 및 가격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 덤핑이나 '땡처리'등에 따른 브랜드 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태평양은 현재 전국 1백여곳에 달하는 화장품 브랜드숍 '휴플레이스'에 들어가는 자사 제품을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각 매장으로 직접 공급하고 있다.
태평양 관계자는 "현재 8천여개에 달하는 일반 전문점에는 예전처럼 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유통시키고 있지만 태평양 제품이 전체의 50∼1백%까지 입점되는 '휴플레이스'는 효율적인 매장 관리를 위해 직거래를 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 기준 화장품 매출의 22%를 차지하는 전문점 매출 중 직거래에 따른 매출 비중을 현재 10%에서 연말엔 30%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태평양은 이를 위해 '휴플레이스' 각 매장당 6백만∼8백만원의 비용을 들여 POS(판매시점관리) 시스템을 설치해 주고 있으며 이달 중에는 웹POS 시스템도 구축,언제 어디서고 실시간으로 매장별 재고·판매 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 역시 최근 런칭한 브랜드숍 '뷰티플렉스' 4개 매장에 LG 제품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일반 전문점의 경우에도 '이자녹스 MX-Ⅱ''헤르시나' 등 LG의 주력 제품들은 대리점이 각 전문점으로부터 물품·수량 주문을 받지만 제품은 본사에서 개별 매장으로 '직배송'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LG는 앞으로 '캐시캣'같은 색조 전문 브랜드를 제외한 기초화장품 브랜드는 모두 직거래·직배송 방식을 취해 올 연말까지 전체 시판 매출의 50%,내년엔 70%를 직거래·직배송 방식으로 바꿔나간다는 목표다.
대형 화장품 제조사들이 직거래를 늘리는 것은 매장별 재고·판매 현황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어 유통 가격 및 브랜드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 관계자는 "직거래·직배송 시스템은 본사의 물류비 부담은 늘지만 각 점포의 과다·누적 재고를 사전에 방지해 덤핑이나 땡처리용으로 빠져나가는 물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브랜드별로 정해놓은 본사의 정책도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어 제품 가격과 브랜드 이미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