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진출 한국계銀 '외화내빈'

한국계 은행들의 중국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지만 소극적인 영업으로 인해 중국에서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중(駐中) 한국금융기관협의회는 30일 '우리 은행업의 대중국 진출 실태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한국계 은행은 중국에 14개 지점과 1개 법인,3개 사무소를 운영해 영업망에서는 세계 5위권이지만 한국기업이나 교민 위주의 영업에 안주,시장선점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영국계 HSBC의 경우 9개 중국 지점 연간 순익이 3천9백만달러(2003년 기준)로 한국계 은행 지점 순익을 모두 합한 1천4백만달러의 2배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에는 중국계 은행들도 현지에 진출한 한국의 대기업과 우량 중견 중소기업 여신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계 은행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기 위해서는 손실 발생시 면책 범위를 확대하고 본점의 심사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송재정 주중국 한국대사관 재경관은 "중국 금융시장 전면 개방까지는 불과 1년 반 정도 남았다"며 "중국 금융시장을 한국 금융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는 '기다리면서 지켜본다'는 식의 영업전략을 서둘러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