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7 이슈]유가 50달러, 증시 발목 잡나...

[앵커] 추석연휴로 국내증시가 3일 동안 휴장했다. 이 동안 해외주요 지수들은 기술주를 중심으로 약세를 기록했다. 3분기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감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급등세를 이어간 유가가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로부터 들어보자. 한정연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 당 5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는데? [기자] 지난 28일 미 뉴욕상업거래소의 WTI 11월물 선물가격이 장중 한때 배럴당 50.47달러까지 치솟았다. 49.9달러로 마감하기는 했지만 장중 심리적 지지선인 50달러를 넘어선 것은 사실상 유가 50달러 시대를 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유가 상승은 허리케인과 나이지리아 내전의 영향으로 WTI와 브렌트유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미 멕시코만을 강타한 허리케인의 피해로 현지 석유생산시설 가동에 차질이 생긴 것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주간 석유재고가 2주 연속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제유가의 상승은 추석연휴로 한국 금융시장이 휴장하고 있는 지난 3일 내내 이어졌다. WTI는 3일 연속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고 이는 해외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한국증시가 휴장하는 동안 2.3%이상 하락했고 나스닥은 1천870선 아래에서 마감했다. 대만과 일본 주요 지수도 1%에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하는 등 해외증시는 유가상승의 영향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앵커] 국제유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어떤가? [기자] 당분간 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유가 급등은 미국 멕시코만의 허리케인 피해 여파가 주원인으로 이라크 사태만큼 장기적인 요인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석유재고 감소로 이어지면서 유가 강세가 최고 수주 이상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미국 석유재고 감소에 따른 공급 불안감이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 지금과 같은 유가 초강세 현상이 석유 소비량이 많은 겨울철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럴 경우 유가 강세는 수개월동안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석유 전문가들은 미 석유류 통계에 부정적인 수치가 지속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50달러를 지나 60에서 7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케이웨스트 인터내셔널의 케빈 커 애널리스트는 석유통계가 재고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뒷받침하게 된다면 유가가 60달러쪽으로 계속 치솟게 될 것이라고 분석하며 미국 유류 재고 통계에 관심을 늦추지 말라고 지적했다. 또 EU의 교통.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현재의 국제유가 급등이 공급부족이 아닌 시장의 투기세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고유가는 미 대선 이후에야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으로는 현재의 유가가 거품이 끼어있는 만큼 시장 불안요소가 해소된다면 유가가 일시에 폭락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앵커] 고유가가 아무래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기자] 그렇다. 국제유가 급등은 원료가격 인상으로 인한 기업실적둔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2-3달 사이 유가상승으로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 원료가가 30%이상 급등한 화섬업계는 유가 추가상승을 우려해 공장가동률을 70% 수준까지 낮추며 생산량 조절과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전체 비용 가운데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항공업계도 유가급등 재발로 인한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영향이 비교적 적은 전자업계도 고유가에 따른 운임과 원자재 가격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력수출품인 반도체, LCD, 휴대전화의 비행기 수출이 부담이고 대우일렉크로닉스는 플라스틱 원재자 가격 인상을 걱정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도 주요 자재값과 물류비용상승을 전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국제유가 상승은 생산자 물가 상승을 초래할 뿐 아니라 세계경제의 성장률 둔화에 영향을 줘 내수회복을 더디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고유가는 전반적인 세계경기 둔화를 초래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앵커] 이밖에도 국내증시에 영향을 줄만한 변수를 점검해 본다면? [기자] 사실상 50달러 시대를 연 유가와 미국의 유류재고 통계가 가장 큰 변수임에는 틀림없다. 이밖에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세계증시에 주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미증시가 고유가를 극복하고 반등한 것도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이 중국의 올 GDP증가율이 당초 목표치인 7%를 넘어 8-9%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한 영향이 컸다. 또한 미국시간으로 30일, 상무부의 8월 개인소득 및 지출,10월 1일로 예정된 9월 ISM제조업지수와 9월 자동차 판매실적 등도 눈여겨봐야 한다. 한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발표가 주요 해외 변수 가운데에 하나로 꼽히고 있다. sub)유가 50달러 시대 s) WTI, 장중 50.47달러 기록 S) 해외증시 고유가 '부담' S) 고유가 장기화 우려 CG) 유가 전망 - 석유재고감소 불안, 유가강세 지속 - 겨울철 유가 추가상승 가능 - EU '미 대선까지 유가상승 이어질 것' CG) 업종별 고유가 영향 - 화섬: 원료가격인상 비상 공장가동률 낮춰 생산량 조절 - 항공 : 추가비용 발생 예상 대한항공 4천억, 아시아나 2천억 전망 - 전자 : 운임, 원자재가격 인상 우려 - 건설 : 자재값, 물류비용 상승 - 유통 : 에너지 절감대책 마련 CG) 증시 주요변수 - 유가 추이 및 재고량 - 중국경제성장률 전망치 - 미 2분기 GDP 확정치 - 미 9월 ISM제조업지수 - 마이크론 분기실적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