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멜트 회장 '성장형 리더십' 강조‥ 단기성과위주 경영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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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이 '성장형 경영자의 시대'를 강조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가형 공격경영보다는 관리형 경영을 지향해온 한국 경영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 자체를 키우기보다는 재무제표 읽기와 주가에만 신경쓰는 미국식 경영자들은 더 이상 세계적 저성장 시대에 설땅이 없다는 얘기와도 같다.
정부는 그동안 미국식 주주중시 경영을 강조하면서 기업에는 재무구조 개선과 구조조정을 강요해 왔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도 성장을 우선시하기보다는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관리형 경영에 주력해 왔다.
이런 분위기에서 리스크를 갖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기보다는 숫자 관리에 밝은 경영자들이 득세해 온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추세는 기업들의 투자를 위축시켜 성장 동력을 갉아먹기 시작했고 가뜩이나 '소득 1만달러 덫'에 걸린 경제의 회복을 더디게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심지어 이헌재 경제부총리조차 지난달 11일 열린 한국CEO포럼에서 "정부에 관료가 있는 것처럼 기업에도 관료가 있다"며 소극적인 기업 경영자들을 신랄히 비난했을 정도다.
이 부총리는 "방어형 경영자보다는 과거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공격적인 기업가형 경영자가 필요한 시대"라며 "파이낸스를 전공해 MBA를 딴 기업 2세들이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의 발언에 이어 이멜트 회장까지 '창업형 기업가'의 필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재계의 경영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도 엔론사태 이후 단기실적 위주의 경영에 대한 비난이 일면서 '성장형 경영자'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멜트 회장이 성장형 경영자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그 배경으로 '세계적 저성장 시대'라는 경영환경의 변화를 지적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미국 서유럽 등 선진국들이 앞으로 적어도 10년간은 저성장 시대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어식 경영으로는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인 셈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세계 각국과 유수 기업들이 성장동력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미래에 도전해야 하며 정부도 과감한 규제 철폐를 통해 기업들의 공격경영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