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필립섬] 뒤뚱뒤뚱 퍼레이드 ‥ 재미있는 '펭귄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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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다!"
호랑이 선생님이 불쑥 들어선 쉬는 시간의 초등학교 저학년생 교실 같다고나 할까.
잘 영근 옥수수 알맹이 처럼 꽉 찬 사람들로 조금은 부산스럽던 관람스탠드의 분위기가 거짓말 처럼 착 가라앉는다.
기대감에 부푼 표정을 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오른쪽 모래톱을 더듬는다.
호수의 파문 같은 잔잔한 파도가 슬며시 들어왔다 빠지는 50m쯤 전방에 참외 크기만한 물체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발딱 선 자세로 짧은 날개를 늘어뜨린 채 전방을 응시하는 품세가 영락없는 펭귄이다.
관람스탠드는 그제서야 다시 떠들썩해진다.
무언가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한 것을 발견했다는 듯 흥분감이 짙게 배인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진다.
드디어 본격적인 펭귄 퍼레이드가 시작된 것이다.
남십자성이 밝기를 더하는 초저녁의 필립섬.
호주 제2의 도시 멜버른에서 남동쪽으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필립섬은 펭귄 퍼레이드로 대표되는 생태관광지로 이름 높다.
수풀로 뒤덮인 모래둔덕에 둥지를 튼 펭귄이 매일 밤 귀소 퍼레이드를 펼치는 곳은 섬 서남쪽의 서머랜드 해변.
펭귄의 종류는 다 큰 놈도 키가 30cm밖에 안되는 '리틀 펭귄'이다.
이름 그대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펭귄이란다.
이종사촌격인 남극의 황제펭귄에 비하면 유치원생 수준이다.
야생 그대로의 리틀 펭귄을 보는 것은 다른 어느 것에 비교할 수 없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무엇보다 바닷물에서 나와 둥지까지 가는 과정이 배꼽을 잡게 만든다.
리틀 펭귄은 마치 잘 훈련된 군인처럼 분대 단위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제일 먼저 물에서 나온 놈은 분대장이자 척후병.
날개를 파닥여 물기를 털어낸 뒤에도 꼼짝 않고 사방을 경계한다.
이윽고 한 마리,또 한 마리가 뒤따른다.
서핑보드를 타는 듯 하얀 배를 깔고 물위를 미끄러져 모래톱에 안착한다.
방심을 했는지 실수를 저지르는 놈들이 많다.
그 잔잔한 파도의 힘을 이기지 못해 앞으로 고꾸라지고,되나가는 물에 쓸려 나뒹굴기도 하는 것.
겸연쩍은 듯 다시 툭툭 털고 일어서 대오를 갖추고 경계에 임하는 모습이 귀엽다.
그렇게 예닐곱 마리가 모이면 서로를 확인하는 점호시간.
그리고는 '분대 앞으로!' 명령이 떨어진다.
뒤뚱뒤뚱 걸음걸이는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
가다가 멈춰 서 사방을 둘러보고,가다가 또 멈춰 안전을 확인한다.
마치 비무장지대의 지뢰밭을 통과하는 듯 조심스럽다.
낙오는 허용되지 않는다.
조금 뒤처진다 싶으면 죽기살기로 뒤뚱거린다.
앞선 놈들도 잠시 숨을 돌리며 다시 뭉칠 때까지 기다린다.
특공대를 자처하는 놈들도 보인다.
어떤 놈은 모래톱에 오르자마자 단기필마로 눈썹을 휘날리며 내달린다.
두 마리가 한 조가 돼 앞서거니 뒤서거니 돌격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성동격서격으로 은밀한 상륙작전을 감행하는 듯 해변의 좀 외진 곳으로 우회한다.
관람스탠드 양옆과 뒤편에 형성된 수풀 우거진 모래둔덕이 목적지.
리틀 펭귄의 시선으로 보면 관람석 왼쪽으로 대로가 있다.
그 길을 따라 나무판을 깐 관람로가 나 있어 제 각기 둥지로 흩어지는 놈들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다.
이 길은 시장통을 방불케 한다.
그렇게 매일 밤 1시간가량 서머랜드 해변을 달구는 리틀 펭귄은 2백마리 이상.
둥지를 트는 기간인 6월 전후에 2백50여마리선에서 서서히 늘어나,알을 낳는 시기인 8∼10월에는 5백∼7백여마리를 헤아린다고 한다.
새끼를 키우는 11월부터 3개월간 가장 많이 드나들어 1천마리를 웃도는 때도 있다는 설명이다.
생태관광지로서의 필립섬의 명성은 바다표범과 코알라도 한몫 거든다.
펭귄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서머랜드 해변 서쪽으로 서머랜드 반도가 툭 튀어 나와 있는데 이 반도 끝 앞바다에 바다표범 바위가 있다.
때가 맞으면 수많은 바다표범이 바위에 앉아 햇살을 즐기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단다.
반도끝 포인트 그랜트에 전망대를 겸한 산책로가 잘 나 있어 남다른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코알라 보호센터는 섬 동쪽에 있다.
유칼립투스 나무 허리춤을 빙 둘러 난 산책로를 따르며 야생 그대로의 코알라 가족을 관찰할 수 있다.
필립섬(호주)=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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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섬은 호주 제2의 도시인 멜버른 동남쪽으로 1백20km 쯤 떨어져 있다.
강화도 보다 조금 작은 섬으로 빅토리아주 최대의 관광명소로 꼽힌다.
산 레모란 어촌마을과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차를 몰고 곧장 들어갈수 있다.
다리를 건너에 있는 관광안내소를 기점으로 호주 농촌마을의 정취를 맛볼수 있는 처칠섬~코알라 보호센터~포인트 그랜트 전망로 산책~서머랜드 해변의 펭귄 퍼레이드~피라미드록과 케이프 울라마이 해안 산책을 즐긴다.
섬 동남쪽 해변의 워터프론 트레스토랑이 시푸드 전문식당으로 유명하다.
요즘 호주의 계절은 봄.
펭귄 퍼레이드를 구경하기에 좋다.
현장에서 주의할 점 하나.
사진촬영을 하지 않는다.
플래시를 터뜨리면 펭귄의 눈이 상할수 있기 때문이다.
멜버른 시내에서 출발하는 버스관광 프로그램을 이용할수 있다.
시차는 1시간.
한국 보다 빠르다.
환율은 1호주달러에 8백37원 안팎.
캐세이패시픽항공(02-311-2800)을 이용,홍콩을 거쳐 멜버른으로 곧장 들어간다.
홍콩에서 멜버른행 비행기를 갈아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으로 짧은 편이다.
매일 출발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을 타고 시드니를 거쳐 멜버른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시드니에서 멜버른까지 국내선으로 1시간10분정도 걸린다.
투어닷코리아(02-723-0062)는 "멜버른.시드니 6일"여행을 안내한다.
매주 수.토.일요일 출발한다.
1인당 1백49만~1백69만원.호주 빅토리아주관광청 한국사무소(02)752-4131,www.visitmelbour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