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헤세, 뭉클한 '抽象의 길'..5일부터 국제갤러리서 회고전

'에바 헤세 재단'에서 기획한 이번 전시는 오스트리아 빈의 '쿤스탈레 비엔'전,스위스 취리히의 '하우저 & 취리히 런던'전에 이어 세번째 순회전이다. 독일 함부르크 태생인 헤세는 나치 정권에 의해 1938년 독일에서 강제 추방돼 뉴욕에서 활동하다 34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작가다. 아르실 고르키와 드 쿠닝의 영향을 받아 추상표현주의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전통 회화와 조각의 개념을 넘어 콜라주 부조오브제 등 다양한 매체실험을 통해 미국 추상표현주의 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다. 솔 르윗을 비롯해 브루스 나우만,로버트 라우센버그,재스퍼 존스,클라우스 올덴버그 같은 유명한 팝 아티스트들과 공동 전시에 참여하기도 했다. 예일대 미대를 졸업한 그녀는 평면과 드로잉 위주로 작업했지만 독일에서의 작업활동을 계기로 콜라주와 조각적이면서 조형적인 세계로 전환했다. 60년대 중반의 드로잉 연작들은 공간적인 배치를 해체해 칸딘스키나 초현실주의적인 '오토마티즘'을 상기시키는 자유로운 공간을 연출한다. 헤세는 미국으로 돌아온 후 조각으로 작품세계를 바꿨다. 그러면서 작품 성향도 완전 추상의 길을 걷는다. 이번 전시에 선보일 6점의 조각은 이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풍선이나 고무호스 밧줄과 같은 비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한 것들이다. 그녀는 부풀어 오른 풍선을 밧줄로 동여매고 오브제에 빛이 나는 에나멜을 칠하기도 한다. 또 때때로 성적인 메시지를 주는 작품들을 제작하기도 했다. 조각 또는 부조조각품들은 'Hang Up'과 같은 작품에서 보듯 전시장 천장에 걸려 있는 게 대부분이다. 11월19일까지.(02)735-8449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