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경제 "취업에 필수과목 됐죠"..高大-한경NIE강좌 열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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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3시30분 서울 안암동 고려대 LG-포스코 경영관 1층 1백7호.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원형 강의실엔 빈자리 하나 없이 학생들로 꽉 들어찼다.
한경 NIE 강좌(산업연구-한국경제신문으로 배우는 한국의 산업)의 5주차 강의가 시작되자 저마다 두꺼운 대학교재 대신 30일자 한국경제신문을 펼쳤다.
이날 강의는 한경 이학영 경제부장과 산업부에서 전자산업 취재를 맡고 있는 장경영 기자가 맡았다.
일주일에 한번,3시간 연강이 이뤄지지만 학생들의 집중력만은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았다.
'경제기사 읽기와 쓰기'를 주제로 삼은 이학영 경제부장은 "지난 97년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 뉴욕 특파원으로 부임했었는데 당시 창피해서 한참 동안이나 특파원 클럽에 나가지도 못했다"고 웃음을 이끌어내며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는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 등의 경제신문 이용법과 기사 뒤집어보기,경제기사를 읽는 키워드 등으로 이어졌다.
이어진 장 기자의 '전자산업의 이해와 전망' 시간에는 산업 전반에 걸친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져 문답풀이 시간이 더 많았다.
"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을 설립하는데 첨단 반도체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이 아닙니까" "중국의 국내 휴대폰 업체가 중국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등 정말 궁금한 질문을 꺼내놓은 학생들은 기자의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는듯 또릿또릿하게 눈동자를 굴렸다.
"각 분야별 전문가인 기자들이 나와 살아있는 강의를 한다는 점에서 다른 강의와 판이하게 다를뿐 아니라 학생 참여도와 질문의 수준도 확연히 틀립니다.
산업분야별로 몇년 전 책에 나온 이야기가 아니고 최근의 이슈와 전망 등을 직접 듣게 되니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어 취업분야를 결정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네요." 경영학과 4학년인 신승희씨(26)의 말이다.
같은 경영학과 4학년 황효경씨(24·여)도 동감을 나타냈다.
"졸업을 앞두고 모생명보험에 취업하려고 원서를 냈는데 지난번에 금융부 기자가 와서 생명보험과 제2금융권,방카슈랑스 등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해줘 참 좋았습니다.재미있고 생동감이 있어 반드시 들어볼 만한 수업이라 친구들에게 다음 학기 수강을 강력히 추천하고 있습니다.저도 사실 추천받아서 듣게 됐거든요."
강의실 사정으로 76명만 신청받은 이번 강의엔 미처 등록하지 못한 6명의 청강생이 있었다.
그중 한명인 센주씨(25·여)는 올 초 중국 푸단대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대 경영학과 1학년에 입학한 중국인 유학생.그는 "교수님 한 분이 이 강의를 들으면 한국경제에 대해 실무적으로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해 청강하고 있다"며 "중국에는 교수가 교재 중심으로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선 기자들이 담당분야에 대해 살아있는 강의를 해줘 열심히 듣게 된다"고 말했다.
한경 NIE강좌는 올 2학기 한경과 고려대 기업경영연구원(원장 박명섭 교수)이 공동으로 개설한 경영학과 전공선택 과목.한경 지면을 책임지고 있는 데스크와 현장에서 발로 뛰는 기자,논설위원과 전문위원,전문기자 등이 돌아가며 금융,유통,전자,자동차 등 각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과제에 대해 강의한다.
신문사가 대학의 정규과목으로 NIE 강좌를 개설한 것은 국내 최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