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일자) 현대차 '하이브리드 카' 상용화

현대·기아자동차가 독자기술로 하이브리드 카를 실용화,국내에서도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 시대를 연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앞으로 세계 자동차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변수로 떠오른 하이브리드 카 생산을 통해 국내 자동차산업 수준을 한차원 높이고 선진국 자동차 메이저들과도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고속주행 때는 가솔린으로,저속일 때는 전기로 달리는 하이브리드 카는 기존 차량에 비해 연비가 50% 정도나 높고 배기가스도 대폭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자동차로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사활을 걸고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전략산업분야다. 미국이나 유럽 등의 배기가스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고유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하이브리드 카 기술이 앞으로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 분야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면 경쟁대열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에너지부가 오는 2010년께는 전체 자동차의 25%를 하이브리드 카가 차지하고,2030년에는 가솔린자동차가 모두 하이브리드 카나 연료전지 차로 대체될 것으로 예측한 것만 보더라도 하이브리드 카 기술확보와 시장 선점이 갖는 중요성은 더할 나위없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현대·기아차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카 상용화를 위한 가속페달을 더욱 밟아야 할 것이다. 일본 도요타는 이미 97년부터 하이브리드 카를 상용화,올해에만 13만대 이상의 판매가 예상되고 내년부터는 중국에서도 하이브리드 카 생산에 들어갈 정도로 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더구나 미국의 포드·GM도 하이브리드 카 양산체제를 갖추면서 내년부터는 세계 자동차시장이 하이브리드 카의 치열한 격전장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기아차가 후발의 약점을 극복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보다 값싸고 성능이 뛰어난 차를 만드는 생산기술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양산을 앞당긴다면 충분히 승산도 없지 않을 것이다. 정부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도 절실하다. 일본만 하더라도 하이브리드 카 생산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구입비용과 자동차세를 감면해주는 등 정책적 지원에 앞장서고 있고,유럽도 하이브리드 카 개발에 21억유로를 보조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카 기술개발은 물론 생산과 판매,부품산업 분야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지원방안 마련을 통해 상용화를 앞당기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