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총수'에서 '활동적 CEO'로 확 바뀐 조양호 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비즈니스 스타일이 확 달라졌다. 외부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대표적인 '조용한 총수'라는 평가를 받아온 그가 요즘 스스럼 없이 외부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활동적인 최고경영자'의 모습으로 변신 중이다. 조 회장은 최근 미국을 다녀왔다. 뉴욕에서 열린 항공동맹체 스카이팀의 최고경영자(CEO)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로써 그의 올해 해외출장일수는 두 달이 넘는 65일로 늘어났다. 일본 미국 중국 몽골 프랑스 싱가포르 러시아 등 7개국을 다녀오기 위해 모두 11차례나 출장가방을 쌌다. 출장 목적은 대체로 항공사 간 제휴를 강화하거나 해당국 정부와의 전통적인 유대관계를 공고히 다지기 위한 것. 특히 스카이팀 간의 연대 강화를 통한 비즈니스 기회 확대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인천(6월) 중국 광저우(8월) 뉴욕(9월)에서 잇따라 열린 스카이팀 CEO 회의에선 중국의 남방항공,미국의 컨티넨탈과 노스웨스트,네덜란드의 KLM 등을 신규 멤버로 영입하는 데도 조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대한항공이 단독 취항하고 있는 몽골(5월)과 프랑스(7월) 방문 땐 바가반디 대통령 및 시라크 대통령과 개별 면담을 갖고 선친인 고(故) 조중훈 회장이 맺어온 인연을 이어갔다. 취재진이 북적대는 회사의 홍보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과거와 달라진 조 회장의 새로운 모습이다. 조 회장은 사실 지난해 11월 선친의 1주기 추모식 때까지 공식 행사에 얼굴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효심 때문"이라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그러나 올 들어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가 해결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요즘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하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이런 비전 달성을 위해 무엇보다 자신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