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캠퍼스 특강]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남중수 KTF 사장

남중수 KTF 사장(49)이 최근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에서 강의한 "유비쿼터스 시대의 한국을 지휘하는 모바일"을 요약 소개한다. 남 사장은 강의에서 "유비쿼터스는 한국을 선진국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열쇠"라며 "정부는 통신사업자의 구분을 완화하고 신규사업을 적극지원해야 하며,통신사업자들은 공동마케팅,기술투자 공유 등 업체간의 대승적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동통신사의 미래에 대해 "규제산업으로 분류되는 이동통신사업에서 전화수입료만으로 수익을 내서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며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느냐가 이동통신사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비쿼터스 코리아='유비쿼터스(Ubiquitous)'라는 말을 못들어 본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제록스사가 처음 사용한 이 용어는 가전제품 자동차 건물 등에 초소형 인터넷 수신장치를 달면 사용자들이 굳이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도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현재 세계에서 유비쿼터스의 선두주자는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놀랍게도 주요 선진국들보다 한국이 유비쿼터스 환경이 실현되는 최적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광대역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높은 수용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구 1백명당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OECD,2003년 6월 조사)는 23.2명으로 미국(8.2명) 일본(8.6명) 캐나다(13.2명) 등을 크게 앞서고 있다. 무선 인터넷 인프라 수준도 높아 미국이나 유럽이 문자메시지나 포토메일 등을 상용화하는 단계에 있는 반면 한국은 주문형 비디오(VOD),동영상메일,휴대폰을 통한 TV 중계가 가능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 흔히 '얼리어댑터(Early Adopter)'로 불리는 신기술 상품 우선 소비자들의 수가 많은 것도 한국의 장점이다. 최근 KTF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22% 가량이 얼리어댑터일 만큼 한국인들은 신기술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인구는 많으며 국토는 좁은 한국으로서는 유비쿼터스가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열쇠일 수 있다는 얘기다. ◆원천기술을 확보하라=하지만 한국은 우수한 유비쿼터스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한계가 있다. 주요 유비쿼터스 제품을 만드는 원천기술의 부족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원천기술이 없으면 그만큼 제품가격은 올라가게 된다. 이동통신사들이 퀄컴에 CDMA기술 사용료로 지급하는 로열티는 2002년 3억2천9백31만달러,지난해에는 3억5천만달러에 이르렀다. 이 같은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애써 시장 점유율을 올려도 엉뚱한 외국기업에만 좋은 일을 시켜줄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현재 통신산업은 철저한 규제산업으로 사업자의 구분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규제도 많다. 각종 규제를 풀고 신규 사업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관련 업계도 공동마케팅,기술공유,공동 표준의 마련 등 대승적인 협력이 절실하다. ◆전화요금으로 버티는 '이통사'는 망한다=지금까지 이동통신사들은 수입의 대부분을 휴대폰 사용자의 전화요금에 의존해 왔다. 번호이동성제도 실시 이후 점점 더 업계가 '이전투구'양상으로 치닫는 것도 '크기가 제한된 파이'인 전화요금에 지나치게 집착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앞으로 이동통신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화요금을 대체할 만한 수입을 찾을 필요가 있다. KTF는 SK텔레콤 등 경쟁자와의 매출 싸움보다 이 부분에 더 역점을 두려고 한다. 현재 방송 게임 등의 음성외적 수입 비중은 7%에 불과하지만 2∼3년 내로 40%까지 그 비중을 높일 생각이다. 이를 위해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 신규 사업을 벌일 계획도 가지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