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쟁력을 높이자] 기업 氣살리고 교육혁신해야 산다

'국가 경쟁력의 원천은 과연 무엇인가.' 국내 중견 경제·경영학 교수와 공무원,그리고 한국경제신문 기자로 구성된 매우 특별한 취재단이 지난달 스웨덴행 비행기에 오르며 가슴에 품었던 화두는 '국가 경쟁력'이란 단어였다. 스톡홀름에서 유럽 최대 재벌인 발렌베리가(家)를 취재하면서도,핀란드 헬싱키의 간판 산·학·연 클러스터인 오타니에미 사이언스 파크에서도,세계 최대 항만인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항을 둘러볼 때도 교수와 공무원과 기자의 머리 속을 채웠던 것은 바로 이 물음표였다. 해마다 7월이 되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발표할 때면 차마 얼굴을 들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세계 12위 경제규모는 어디로 가고 경쟁력은 언제나 낙제생을 면치 못한다. 올해의 경우 대상국 60개국 가운데 35위로 한국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노사관계는 60위로 꼴찌,대학 교육의 질은 59위로 뒤에서 두번째…. 30여년간 개발연대를 쉼없이 달려왔던 나라가 마치 무엇에 홀린 듯 이다지도 지리멸렬해진 것은 과연 무엇 때문인가. 스웨덴 핀란드 네덜란드 등 유럽 강소국들은 왜 그리도 탄탄한 국가경쟁력을 자랑하는가. 보잘 것 없는 자원,좁은 내수시장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언제나 톱 클래스의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 강소국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반기업 정서를 끊어내고 교육의 질을 높여라.' IMD 평가 결과도 그랬지만 현장 취재를 통해 공동 취재단원들이 하나같이 내렸던 결론은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내고 교육을 혁신하는 것 외에 다른 지름길은 없다'는 것이었다. 자원이 빈약한 개방형 소국이라는 경제 환경,국민소득 1만달러대에서 경제 위기를 맞았던 점 등 한국은 유럽의 강소국들과 비슷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미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선 스웨덴 핀란드 네덜란드의 경험과 성과는 그래서 결코 흘려보낼 수 없다. 제국을 경영했던 영국과 한 해 관광수입이 4백억달러를 넘나드는 이탈리아 같은 나라들이 한국의 벤치마킹 대상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열심히 일해 기업을 일구고 부(富)를 일군 자에 대한 존경이 넘치는 그런 나라들이 우리의 모델일 수밖에 없다. 한경은 이번 취재 결과를 총 8회에 걸쳐 게재한다. 국내 대표적 학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가경쟁력 플랫폼' 소속 김광두 서강대 교수,이영선 연세대 교수,이필상 고려대 교수,국무총리 국무조정실 소속 공무원,그리고 한경 기자들이 함께 둘러본 유럽 강소국들의 이야기를 생생하면서도 깊이있게 전달한다. 스톡홀름·헬싱키·로테르담=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