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세상읽기] '유비쿼터스 사이버' 관전 포인트..강세호 사장

'사이버 열풍'으로 온 세상이 열광하던 시절이 있었다. 인터넷 확산으로 비롯된 사이버 시대의 개막으로 기업이 바뀌고,사회가 바뀌고,문화가 바뀌고,세대가 젊음으로 가득 차는 등 온통 바뀌는 것만이 가장 좋은 것일 정도로 뜨거웠으나 지금은 사이버 열기가 식어 조용하다. 사람들은 마치 사이버의 가치가 떨어져 더 이상 관심거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들이 갖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다. 가령 어느 무역회사에서 사이버 환경을 지배하는 인터넷이 작동되지 않게 되는 날엔 전직원이 일을 멈추고 일을 할 수 없다고 난리법석을 떠는 일이 발생한다. 그것은 사이버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너무 깊숙이 침투해 아주 보편화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정전이 되기 전에 전기나 등불이 켜져 있음을 인식하고 전기의 고마움을 항상 느끼며 사는 사람이 있을까. 전화도 마찬가지다. 전화선에 문제가 생기거나 고장이 나서 사용할 수 없게 되기 전에는 그 가치를 인식하려 들지 않는다. 요즘 우리가 느끼는 사이버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사이버를 '사이버 열풍'이 요란했던 시절과는 다른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즉 시대가 바뀌면서 새로운 사이버 관전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요즈음 누구나 언제 언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개념의 사이버 관전 포인트를 네가지로 요약하면 역사(History) 생활(Living) 문화(Culture) 보안(Security)을 들 수 있다. 먼저 사이버는 정보의 역사(History of Information)다. 사이버의 초창기에는 주로 사이버를 구성하는 초고속 인터넷 등의 인프라,응용 도구,담긴 정보,상거래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정보가 사이버 공간에서 잘 축적되고 정리되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원하는 정보를 찾아보고 검색할 수 있는 정보의 역사 시대로 들어간다. 둘째 사이버를 디지털 정보시대를 열어가는 하나의 도구로서가 아니고 생활 그 자체와 연결되어 있음을 바라봐야 한다. 가정에서 가족들과 행복한 생활을 하고,직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것,그리고 사회에서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든 살아가는 일에서 사이버가 관련되지 않으면 거의 존재할 수 없는 사이버 생활(Cyber Living)의 가치를 인식해야 한다. 셋째 사이버는 문화(Culture)다. 더 이상 인터넷이나 정보통신기술 등의 기술적 측면으로 사이버를 바라보지 않는 것이 좋다. 사용하는 말투가 바뀌고,사람들과의 만남의 방법도 변하고,쇼핑하는 방법도 변하고,심지어 서로 싸우는 방법까지도 바뀌면서 새로운 사이버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어 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있을 때는 존재의 가치를 잘 인식하지 못하다가 문제가 생기거나 부족할 때 관심을 더 갖게 되는 것처럼 사이버 시대의 보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주제다. 어떻게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고,정보가 파괴되지 않도록 보존할 수 있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아직도 수 년 전의 사이버 열풍이 다시 오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한번 터진 팝콘이 다시 터지지 않는 것처럼,지난 날의 방법으로는 사이버 경제의 대폭발을 기대할 수 없다. 기술보다는 역사와 생활 문화 보안 등의 응용 부분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사이버 세상을 열어가는 접근의 틀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일 것이다. 강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