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혁신포럼] (모니터그룹의 조언) 기업혁신 성공하려면

한국 기업들은 혁신적응단계에서 혁신수용단계로의 이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과정에서 "재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전략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혔다. 하지만 이 전략은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중국 등 경쟁국 기업들이 언제든 모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02년 중국의 자동차 생산대수가 한국을 추월했다는 사실은 이같은 생각이 기우가 아님을 말해 준다. 경쟁기업이 쉽게 모방할 수 없도록 혁신주도단계로 도약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 기업이 혁신 주도단계로 이행하는 데는 9가지 가이드 라인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우선 최고경영자가 강력한 혁신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최고경영자는 혁신을 우선과제로 설정해야 하며 이와 관련된 목표를 정하고 미래의 잠재력을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혁신을 수행하기 위한 플랫폼(platform: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플랫폼은 '어떤 부문에 중점을 둬 혁신을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혁신의 주제라고도 볼 수 있다. 소니가 혁신과정에서 염두에 뒀던 커다란 주제는 '소형화'였으며 듀폰은 '신축성',모토로라는 '커뮤니케이션'이었다. 기존 사업과 새로운 혁신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양손잡이형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 구조를 만드는 일도 필요하다. 기존 사업부서가 능률에 초점을 맞추고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일을 수행한다면 차별화에 중점을 둔 혁신부서는 협업팀을 구성,미래 성장엔진을 찾게 된다. 양손잡이형 조직구조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두 종류의 사업을 능숙하게 조율할 수 있는 '양손잡이형 경영자'가 필요하다. 두 조직에 각각 다른 평가방식을 적용하는 양손잡이형 경영관리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이와 함께 혁신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유연하게 만드는 것도 혁신 주도기업이 되기 위한 과제다. 빠른 제품 생산을 위해 플랫폼을 통해 걸러진 아이디어들을 평가·선정하고 프로젝트로 가시화하는 혁신 아이디어의 흐름을 체계화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도요타의 경우 가상 시제품 프로세스,협업팀,통합제조공정을 통해 2000년 들어 연구·개발 기간을 경쟁사인 GM의 60% 수준으로 단축시켰다. 지식경영을 넘어서는 통합된 학습네트워크를 통해 자신만의 혁신 역량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휴도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다. 혁신기업은 조직 내에서 찾기 어려운 통찰력을 공급업체,유통업체,고객 등 외부에서 얻는다. 자동차업체인 아우디가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와 손잡고 차체가 가벼운 고급 자동차를 개발한 것이 좋은 사례다. 제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전략 방향에 맞게 제휴사를 선택하고 제휴에 대한 문화적인 거부감을 극복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혁신 아이디어를 실행시키는 과정을 보다 유연하게 만드는 것도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중요한 요소다. 소니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사업은 구타라기 겐의 엉뚱한 발상에서 출발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밖에 재무,관리,전략 등 기업의 각 부문에서 혁신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혁신기업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