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쟁력을 높이자] <4> 실용적 기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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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에 인접한 에푸스시에 있는 노키아 본사 건물은 인상적이다.
대형 유리로 외장을 한 빌딩은 마치 아름다운 식물원을 보는 듯하다.
내부 벽이며 바닥도 온통 유리여서 복도를 걸으며 위 아래층을 모두 볼 수 있다.
이 건물은 국가경쟁력 1위인 핀란드 경제와 세계적 정보통신 기업 노키아를 그대로 상징한다.
숲 속에 우뚝 솟은 건물은 핀란드 경제를 이끄는 최고의 기업이라는 것을 연상케 한다.
유리로 된 건물구조는 경영 투명성을 나타낸다.
미적인 설계는 첨단 기술과 지식의 산실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현관 로비에서 북적대는 세계 각국의 방문자들은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물씬 느끼게 했다.
원래 목재와 고무 회사였던 노키아는 1990년대초 정보통신회사로 대변신을 꾀했다.
지금은 휴대폰과 네트워크 등에서 세계적 기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노키아 덕택에 핀란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산업국가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노키아가 이처럼 급부상한 배경은 무엇일까.
"정부로부터 특별한 지원정책은 없었다.
노키아 스스로 이동통신 붐이 일기 전에 변화를 미리 준비했던 것이 잘 맞아 떨어진 것이다."(밀라 톰밀라 노키아 홍보부장)
그러나 우연이란 있을 수 없다.
노키아의 연구개발(R&D) 투자는 매출액의 10%나 된다.
전체 직원 5만여명 중 2만여명이 R&D 인력이다.
법인세율은 28%로 유럽연합(EU) 평균인 33%보다 낮다.
노키아의 임금은 핀란드 기업 평균보다 높지 않다.
핀란드 사람들은 강인한 민족성을 갖고 있어 위기극복 의지가 강하다.
결국 핀란드라는 나라가 오늘의 노키아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핀란드는 물론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사회주의 성향의 나라들이다.
그런 나라에 노키아,에릭슨 등 그 나라를 대표하는 거대 기업들이 생기고 나라 경제를 이끈다는 것은 어쩌면 아이러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경제전쟁 시대에 작은 나라가 살아 남으려면 강한 기업을 육성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산업국가로 발돋움해야만 한다는 위기의식이 이 나라 저변에 깔려 있다.
기업이야말로 나라 구제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
때문에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전력 투구한다.
기업에 대한 사회적인 신뢰도 높다.
기업에 대해 적대감을 갖는 것은 상상이 안된다.
또 사회안전망이 잘 갖춰져 있어 노사관계가 평화적이고 인력 구조조정도 쉽다.
한마디로 이들 국가들은 사회주의적 공동운명체 의식과 자본주의적 경제성장 개념을 절묘하게 조화시키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1992년 외환위기를 겪은 뒤 경제적 생존에 국가적 힘을 모으는 사회적 합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정부는 스웨덴 정보통신산업의 메카인 시스타 사이언스파크를 민간기업인 에릭슨에 분양하는 등 사회주의 성향의 국가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변신을 했다.
기업인은 이익을 교육이나 R&D 투자 형태로 사회에 환원해 국민들로부터 절대적 신뢰를 받고 있다.
기업은 근로자 대표를 이사회에 참여시키기도 한다.
근로자 경영참여를 대가로 기업주는 보통주식보다 의결권이 10배나 많은 '차등주'를 인정받아 경영권을 보장 받는다.
네덜란드도 기업 발전을 위해선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는 유연성이 체질화된 나라이다.
물론 이들 나라라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과중한 세금 부담으로 기업 의욕이 꺾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회안전망이 워낙 완벽해 국민들의 근로 의욕에 보이지 않는 한계도 있다." 파시 소르요넨 핀란드경제연구소 경제분석팀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들 나라가 '기업 우선 발전' 모델로 경제성장의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다.
'정치가 국민을 잘 살게 만들기 위한 필요 수단이라면 기업은 고용과 부를 창출하고 소비생활을 향상시키는 사회적 생존 수단이다.' 이같은 기업관이야 말로 유럽 강소국들의 국가경쟁력을 강하게 하는 바탕이란 생각이다.
헬싱키·스톡홀름=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phillee@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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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취재단 = 김광두 서강대 교수.이영선 연세대 교수.이필상 고려대 교수(국가경쟁력플랫폼) 박재화.김기한 사무관(국무총리 국무조정실) 차병석.김정욱 기자(한국경제신문)
대형 유리로 외장을 한 빌딩은 마치 아름다운 식물원을 보는 듯하다.
내부 벽이며 바닥도 온통 유리여서 복도를 걸으며 위 아래층을 모두 볼 수 있다.
이 건물은 국가경쟁력 1위인 핀란드 경제와 세계적 정보통신 기업 노키아를 그대로 상징한다.
숲 속에 우뚝 솟은 건물은 핀란드 경제를 이끄는 최고의 기업이라는 것을 연상케 한다.
유리로 된 건물구조는 경영 투명성을 나타낸다.
미적인 설계는 첨단 기술과 지식의 산실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현관 로비에서 북적대는 세계 각국의 방문자들은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물씬 느끼게 했다.
원래 목재와 고무 회사였던 노키아는 1990년대초 정보통신회사로 대변신을 꾀했다.
지금은 휴대폰과 네트워크 등에서 세계적 기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노키아 덕택에 핀란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산업국가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노키아가 이처럼 급부상한 배경은 무엇일까.
"정부로부터 특별한 지원정책은 없었다.
노키아 스스로 이동통신 붐이 일기 전에 변화를 미리 준비했던 것이 잘 맞아 떨어진 것이다."(밀라 톰밀라 노키아 홍보부장)
그러나 우연이란 있을 수 없다.
노키아의 연구개발(R&D) 투자는 매출액의 10%나 된다.
전체 직원 5만여명 중 2만여명이 R&D 인력이다.
법인세율은 28%로 유럽연합(EU) 평균인 33%보다 낮다.
노키아의 임금은 핀란드 기업 평균보다 높지 않다.
핀란드 사람들은 강인한 민족성을 갖고 있어 위기극복 의지가 강하다.
결국 핀란드라는 나라가 오늘의 노키아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핀란드는 물론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사회주의 성향의 나라들이다.
그런 나라에 노키아,에릭슨 등 그 나라를 대표하는 거대 기업들이 생기고 나라 경제를 이끈다는 것은 어쩌면 아이러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경제전쟁 시대에 작은 나라가 살아 남으려면 강한 기업을 육성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산업국가로 발돋움해야만 한다는 위기의식이 이 나라 저변에 깔려 있다.
기업이야말로 나라 구제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
때문에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전력 투구한다.
기업에 대한 사회적인 신뢰도 높다.
기업에 대해 적대감을 갖는 것은 상상이 안된다.
또 사회안전망이 잘 갖춰져 있어 노사관계가 평화적이고 인력 구조조정도 쉽다.
한마디로 이들 국가들은 사회주의적 공동운명체 의식과 자본주의적 경제성장 개념을 절묘하게 조화시키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1992년 외환위기를 겪은 뒤 경제적 생존에 국가적 힘을 모으는 사회적 합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정부는 스웨덴 정보통신산업의 메카인 시스타 사이언스파크를 민간기업인 에릭슨에 분양하는 등 사회주의 성향의 국가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변신을 했다.
기업인은 이익을 교육이나 R&D 투자 형태로 사회에 환원해 국민들로부터 절대적 신뢰를 받고 있다.
기업은 근로자 대표를 이사회에 참여시키기도 한다.
근로자 경영참여를 대가로 기업주는 보통주식보다 의결권이 10배나 많은 '차등주'를 인정받아 경영권을 보장 받는다.
네덜란드도 기업 발전을 위해선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는 유연성이 체질화된 나라이다.
물론 이들 나라라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과중한 세금 부담으로 기업 의욕이 꺾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회안전망이 워낙 완벽해 국민들의 근로 의욕에 보이지 않는 한계도 있다." 파시 소르요넨 핀란드경제연구소 경제분석팀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들 나라가 '기업 우선 발전' 모델로 경제성장의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다.
'정치가 국민을 잘 살게 만들기 위한 필요 수단이라면 기업은 고용과 부를 창출하고 소비생활을 향상시키는 사회적 생존 수단이다.' 이같은 기업관이야 말로 유럽 강소국들의 국가경쟁력을 강하게 하는 바탕이란 생각이다.
헬싱키·스톡홀름=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phillee@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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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취재단 = 김광두 서강대 교수.이영선 연세대 교수.이필상 고려대 교수(국가경쟁력플랫폼) 박재화.김기한 사무관(국무총리 국무조정실) 차병석.김정욱 기자(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