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상인 성공사례] (19) 쌀 판매업 맹효영씨


맹효영씨(29)는 수원에서 '햇살농장'이란 쌀집을 운영하고 있다.


인근에 경쟁점포가 없어 매출은 월 9백만원 수준까지 올랐다.
월세 공과금 등 관리.운영비를 빼고나면 순수입은 1백만원 남짓.


맹씨는 "젊은 사람이 쌀 장사 하는 것에 의아해 하는 주위 시선에다 돈까지 안 벌리니 왜 창업을 했는지 후회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맹씨의 고민은 이제 말끔히 해소됐다.
판로를 인터넷으로 넓혀 매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옥션에 진출한지 4개월만에 온라인 매출이 이미 오프라인을 넘어섰다.


현재 온.오프라인을 합친 월 평균 매출액이 2천여만원에 달하고 있다.
온라인 매출이 계속 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맹씨는 2002년 4년여의 짧은 직장생활을 접었다.


모 방송국 연출팀에서 프리랜서로 일했는데 적성에 맞지 않다보니 일에 재미를 못느꼈다.
일본 출장길에 현미를 즉석에서 도정한 쌀이 팔리는 것을 보고 쌀을 사업 아이템으로 삼았다.


1년여 준비 끝에 수원시 팔달구 교동 주택가에 점포를 차렸다.


창업비용은 17평 점포 보증금과 정미기 구입비용을 합쳐 1천4백만원.실제로 점포를 운영하다보니 현미 조달에서부터 벽에 부딪쳤다.


주택가여서 쌀 수요도 한계가 있었다.


한달 매출이 9백만원 수준에서 멈춰버린 것.고민을 많이 했지만 방도가 없어 폐점까지 검토했다.


그러다가 중고 CD플레이어를 처분하기 위해 옥션에 회원으로 등록한 게 인터넷에 진출한 계기가 됐다.


시험삼아 제품을 등록했는데 하루만에 생각지도 않은 고가(12만원)에 CD플레이어가 팔린 것.


옥션 사이트를 뒤져보니 이미 많은 경쟁자가 쌀을 팔고 있었다.


10kg과 20kg 단위로 제품을 등록했다.


웰빙 트렌드를 포착,즉석 도정한 배아미(쌀눈이 살아있는 쌀)를 주력제품으로 내세운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지난 6월 옥션의 첫달 판매실적은 30만원.배아미가 좋다는 입소문이 돈데다 고객의 반복구매가 일어나면서 매출은 매달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달엔 온라인 매출이 1천만원대를 돌파했다.


가격이 일반 백미와 비슷해 가격경쟁력도 크다.


맹씨는 10kg 배아미를 택배비 포함,3만2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우선 싼값에 현미를 조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맹씨는 7∼8개 점포들과 공동으로 농협과 계약을 체결,쌀 도매업자 가격으로 현미를 공급받고 있다.


옥션의 판매마진은 10% 정도.판매수수료에다 포장비 택배비 등이 추가로 들어 오프라인 마진(15%)에 비하면 이익은 적은 편이다.


맹씨는 취급상품이 쌀인데도 불구하고 화상 이미지에 최대한 신경을 쓴다.


때문에 이미지제작은 외주업체에 맡긴다.


이미지는 쌀 자체보다는 도정과정이나 배아미의 효과 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주문이 접수되면 다음날 배송을 철칙으로 삼는다.


오후 6시에 주문접수를 끝내면 무슨 일이 있어도 오후 7∼8시까지 포장을 완료,택배직원에게 물건을 넘긴다.


따라서 인터넷에 진출한 후에는 친구들과 저녁약속을 잡아본 적이 없다.


고객문의와 불만에 대한 응대도 매출과 직결된다.


특히 쌀은 산지와 유기농법 경작여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고객과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인터넷으로 쌀을 팔 수가 없다.


맹씨는 다양한 쌀의 특성을 줄줄 꿰고 있다.


쌀의 색깔 모양 등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덧붙이면 대부분 고객의 의심이 풀리게 마련이다.


맹씨는 쌀을 팔 때마다 현미 1kg을 사은품으로 준다.


오프라인 점포의 '덤'개념이 사이버공간에서도 먹혀들 것이란 확신 때문이다.
그는 온라인에서 '햇살농장'이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후 잡곡 등으로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