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행위"…"국감 방해말라"‥여-야 '국가기밀 유출' 정면충돌

여야가 국정감사 초반부터 '안보문제'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국감이 시작되기 전까지 정책감사를 외쳤던 여야의 약속은 정쟁으로 색이 바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6일 "한나라당 박진(국방위),정문헌(통일외교통상위) 의원이 국가기밀을 유출했다"면서 이들에 대해 "스파이 행위" "공인된 간첩활동"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이날 국회에서 가진 열린우리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천정배 원내대표는 "박 의원과 정 의원이 국감을 이용해 국가기밀을 누설한 것은 한나라당 지도부가 현 정부를 급진세력으로 몰아붙여 자유민주체제를 훼손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특히 두 의원의 발언은 스파이 행위에 해당된다"고 비난했다. 장영달 의원도 "한나라당이 정부에 적개심을 갖고 의도적으로 기밀을 누설했다"며 "이는 공인된 간첩활동이며 돌이킬 수 없는 이적행위"라고 몰아붙였다. 열린우리당은 국가기밀이 한나라당측에 누설된 경위를 조사토록 정부에 요구하는 한편 국회 윤리위에 두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특히 두 의원이 국가기밀보호법을 위반한 만큼 형사처벌이 가능한지 여부도 검토키로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역색깔론'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여당은 국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감을 방해하고 있고 그 정도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당은 오히려 야당 출신 지방자치단체장 죽이기에 국감의 장을 악용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여당은 행정부를 상대로 국감을 하지 않고 야당을 상대로 국감을 하자고 덤비고 있는데 교육위 통외통위 국방위가 대표적인 예"라며 "여당이 '도둑 제 발 저리기식'의 역색깔론으로 국감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도 "여당은 안보불안에 대한 적절한 문제 제기를 색깔론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전가의 보도처럼 재래식 무기인 색깔론을 여당이 꺼내고 있는데,이는 색깔론 뒤에 몸을 숨기려는 비겁한 태도이며 역색깔론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