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뉴스레이더] 캠코 '헛장사'

본격적인 국정감사 시즌을 맞아 금융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이번 국감에서도 어김없이 공적자금은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 게 있는데, 박준식 기자 왜 국정감사가 때마다 자산관리공사를 들먹이는 것입니까? 아시다시피 IMF 전후로 국내 금융시장에 등장한 새로운 조직은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입니다. 자산관리공사는 IMF 이전부터 존재했던 성업공사가 이름을 바꾼 것으로 국유재산 관리에서 공적자금 집행으로 조직과 업무가 바뀌게 됐습니다. IMF 이후 금융권에 발생한 천문학적인 부실채권을 효과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자산관리공사에게 사실상 전권이 위임되면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군요. 취재 내용을 보니 공사의 공적자금 운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무엇이 문제입니까? 한마디로 공사의 공적자금 운용이 국민들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97년 IMF 이후 자산관리공사는 채권액 기준으로 총 110조원에 달하는 부실채권을 40조원을 주고 사들였습니다. 이중 8월까지 80조원 어치를 35조8천억원을 주고 정리했습니다. 80조원 짜리를 35조원에 팔았다, 겉으로 보기에 공적자금 회수율이 44%에 달하므로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공사도 이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외국 부실채권 회사들이 자기네 회사에 정리 노하우를 배우러 올 정도로 성공적이라는 입장입니다. 공적자금 회수율이 44%면 높은 수준이 아닌가요?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인가요? 문제는 회수율이 아니라 실제 얼마를 벌었냐는 것입니다. 공사가 발표한 부실채권 매각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결코 남는 장사가 아닙니다. 8월까지 정리한 채권은 80조원으로 공사는 이 채권을 33조원에 샀고 35조8천억원이 팔았습니다. 회수율만 높고 보면 44%지만 실제 매입과 매입에 따른 차익은 2조9천억원에 불과합니다. 매각 수익율도 저조합니다. 7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과 1천5백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80조원을 가지고 올린 수익율은 3.6%에 불과합니다. 지금 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그냥 1년 동안 은행에 예금하는 것이 훨씬 났다는 계산입니다. 정리해보면 80조원을 가지고 7년 동안 채 3조도 벌지 못했다는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공사는 자신들이 정리했기 때문에 그나마 수익을 올린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쓰레기로 처리될 부실채권이 상당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러한 공사 주장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IMF 직후 긴박했던 국내 금융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우에 대한 출자전환 분 등을 감안하면 수익율은 지금보다 높아 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금융권에 쏟아부는 국민혈세가 35조원에 달하고, IMF 이후 은행을 떠난 은행원만 8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사는 한번쯤 진지한 반성을 해야 한다는 게 금융계 여론입니다. 박준식기자 immr@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