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등급제' 논란] 고교등급제 어떻게 했나

연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등 3개대가 강남지역 고교와 특목고 출신 학생에게 '특혜'를 준 방법은 교묘하지만 노골적이었다는 게 교육부 관계자의 말이다. 이들은 내신 실질반영률을 1∼5%로 크게 낮추고 서류평가나 논술·면접의 배점을 높였다. 그런 다음 서류평가 등에서 지원자 출신고교의 최근 3년간 입학자수나 수능성적 등을 감안해 '보정점수'를 부여(고려)하거나 고교별 참고자료를 활용(연세,이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전형에 반영했다. ◆연세대=1단계 서류평가 중 기초서류 평가단계에서 평가교수에게 최근 3년간 고교별 연세대 지원자수,입학자수,내신성적 차이 등을 기록한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그 결과 서울지역 특목고생은 지원자 1백15명 중 1백14명이 80∼1백점,1명이 60∼80점을 받았고 강남 출신은 지원자 5백93명 중 5백47명이 80점 이상일 정도로 후한 점수를 얻었다. 반면 비강남 출신은 지원자 1천5백24명 중 6백41명,지방 출신은 2천2백32명 중 4백96명만이 80점 이상이었다. 다만 같은 강남 A고 출신도 10∼79점으로 고교별로 획일적으로 점수를 주지는 않았다. 연세대의 경우 총 지원자의 8.4%만 합격했지만 강남은 22.8%,특목고는 15.0%가 합격했다. ◆고려대=지원자 출신고교의 최근 3년간 진학자수,수능성적,재적수 등을 고려해 석차백분위와 서류평가에서 0∼1점의 '보정점수'를 얹어줬다. 그러나 보정점수 크기가 적어 실제 강남이나 특목고생이 큰 특혜를 받지는 못했다. 보정점수를 더한 석차백분위 점수에서 서울 특목고생은 12.5점 만점에서 11.5점 이상이 1백20명 중 45명,강남은 7백79명 중 4백6명이었고 비강남은 1천4백63명 중 1천88명 등으로 엇비슷했다. 일반전형의 경우 전체 지원자 5천3백47명 중 3백72명(7.0%)이 합격한 가운데 강남은 9.3%,특목고는 11.0%가 합격했다. ◆이화여대=자기소개서 평가에서 최근 3년간 고교별 대학 합격 현황과 입학자 성적 등의 참고자료를 평가교수에게 제공했다. 서울 특목고는 지원자 32명이 모두 90점 이상을 받았고 지방 특목고는 76명 중 39명이 80점 이상,강남은 5백3명 중 3백60명이 70점 이상을 획득했다. 반면 비강남은 1천1백65명 중 1천1백28명,지방은 1천6백40명 중 1천4백75명이 70점 이하를 받는 데 그쳤다. 특히 같은 학교 출신은 거의 비슷한 점수를 받는 등 고교등급제 혐의가 짙었다. 특목고인 A고는 82.75∼84점,강남 B여고는 72.75∼74.25점,비강남 C고는 67.75∼69점을 받았다. 일반전형의 경우 총 지원자 대비 합격률은 5.38%에 불과하지만 강남은 17.29%,특목고는 9.25%의 합격률을 보였다. ◆기타 대학=성균관대는 13명을 뽑은 리더십 특기자전형에서 고교별 입학실적을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반영률이 1%로 낮아 시정 요구 및 기관경고 조치만 받았다. 서강대는 학생부 실질반영률이 낮고 서류전형도 최고 1백점에서 최하 99.8점으로 차이가 0.2점에 불과했으며,한양대는 전공적성검사가 객관식으로 운영되고 심층면접에서 수험번호와 이름만이 평가교수에게 제공된 것으로 밝혀졌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