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등급제' 논란] "출신지역 차별아니다"..해당대학들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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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는 고교간 격차를 전형에 반영했다는 교육인적자원부 발표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대학들은 무엇보다 교육부의 실사가 올해 수시 1학기에만 국한돼 다양한 방식의 전형에 따른 전체 합격자의 분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염재호 고려대 기획예산처장은 교육부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고려대는 지역별,경제적 특성에 의해 고교를 사전에 등급화한 일이 전혀 없다"며 "공정한 내신성적을 내기 위해 보정치를 적용한 것을 등급제 실시로 인정해 제재 조치를 가하는 교육부 조사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풀려진 고교 내신성적과 수험생의 다양한 특성을 종합적으로 반영,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보정한 것을 사전적으로 고교등급제로 확대 해석하는 부당한 처사는 학교의 명예를 침해하는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연세대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강남·북의 지역 편차가 나타나는 것은 "개인 학습 능력의 종합평가에 의한 결과이지 지원자의 출신지역을 참작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대학 백윤수 입학처장은 "98년 교육부가 발표한 '2002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에 따르면 '대학이 각 대학이 전형과정 중 각 고교의 특성과 교육과정 활동의 특징을 고려해 차이를 내부 전형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자율'이라고 단서 조항을 달았다"며 등급제 논란은 교육부가 자초한 일이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이어 교육부에 대한 공개질의를 통해 "고교간 학력차를 일부라도 인정하는 어떤 선발 방법도 모두 고교등급제로 판단한다면 그것은 고교간 학력차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만 설득력이 있다"며 "과연 고교 특성을 반영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학력이 평준화됐다고 보는가"라고 따졌다.
특목고와 강남권 고교 출신이 수시 1학기 일반전형 합격자의 56.4%에 달하는 이대는 "2003,2004학년도 입시 전체 합격자 가운데 비강남의 비율이 강남 비율보다 높다"며 "학력차에 의한 고교등급제를 실시한 적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대는 "올해 유난히 강남권 합격자 비율이 높은 것은 7차 교육과정에 따른 첫 수능이 실시돼 수능에 자신 없는 강남의 상위권 학생들이 본교에 대거 지원한 결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대는 특히 "교육부가 대학의 평가 방식에 대해 의혹과 문제를 제기할 경우 대학별 본고사 등을 근거로 전형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서강대와 성균관대 한양대는 실사를 통해 의혹을 씻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