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부동산테크] 저가매물 늘어 … 법원경매 활기

분양시장과 거래시장의 동반침체가 깊어지면서 법원 경매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시장 침체로 경매시장에 저가매물이 늘면서 강남권 아파트도 2회차까지 유찰되는 물건이 적지 않아 현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산하의 강은현 실장은 "거래부진 탓에 생계형 다세대·다가구 주택은 물론 재건축아파트와 강남권 매물도 증가하고 있다"며 "입지여건과 가격경쟁력이 있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전 회차 유찰가를 넘기지 않는 보수적인 투자자세를 유지하면서 도전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불황 여파로 경매물건 급증 경매정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및 수도권의 법원경매 진행물건은 모두 1만5천3백31건으로 8월(1만5천3건)에 비해 3백28건 늘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경기부진 탓에 기업부도나 개인부채 급증 등의 문제로 경매 물건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은 커지고 있다. 입지나 희소성 있는 물건에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 경매에 부쳐진 단독주택(성동구 행당동 소재 2층 단독)의 경우 29명이 경합을 벌여 전 유찰가(4억7천8백57만원)를 넘긴 5억1천8백만원에 낙찰됐다. 광진구 능동에 있는 다세대주택(20평형)도 전 유찰가(8천만원)를 넘긴 8천7백5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경기도 여주나 충청권 토지시장도 다시 들썩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이천시 율현동 소재 밭 4백42평은 23명이 경합을 벌여 감정가보다 2.6배가량 높은 3억3천83만원에 낙찰받았다. 또 충남 금산군 소재 임야와 전답에는 60여명이 입찰에 참여해 감정가(2천만원)의 두배에 달하는 4천만원에 낙찰받았으며 충남 당진군 소재 밭에도 22명이 몰려 감정가(3천만원)의 두배를 넘는 6천2백만원에 낙찰받았다. ◆침체기엔 보수적 태도로 접근 최근의 경매패턴은 2회차까지 유찰된 저가 물건에 투자자들이 집중되고 재건축아파트 인기가 시들한 게 특징. 2회 유찰시 가격이 당초 감정가의 64%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시세보다 싸게 매입이 가능한 탓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재건축아파트는 개발이익 환수,임대아파트 의무 배치 등 각종 악재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 경매에서는 2회 이상 유찰물건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분위기에 휩쓸려 낙찰가를 기입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한다. 입찰 참여자의 숫자에 현혹되지 말고 사전에 잡아놓은 '박스가격'선에서 입찰을 시도해야 향후 부담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법원 경매에 나온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 32평형의 경우 감정가(6억5천만원)에서 2회 유찰,최저가 4억1천6백만원에 경매에 부쳐졌다. 결과는 22명이 경합 끝에 전 유찰가인 5억2천만원을 넘기는 5억3천7백25만원에 낙찰됐다. 분당구 이매동 아름마음 효성아파트 48평(감정가 5억9천만원)도 2회차까지는 유찰됐으나 3회차에는 10명이 경매에 참여해 최저가를 넘기는 등 저가 매물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재건축아파트는 대부분 1회차에서 유찰되는 수난을 겪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 아파트를 비롯 서초구 AID차관아파트,송파구 잠실주공 등 한때 경매시장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대부분이 1회차부터 자동유찰되고 있다. 3회차 경쟁률도 5명 안팎으로 일반 아파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장기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경매시장을 적극 활용해볼 만하다. 김형호 chsan@ham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