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부동산테크] (땅투자 이렇게) 두달동안 4만km 뛴 L씨


10년째 땅 투자를 하는 대전 토박이 L씨는 최근 지난 두 달 동안 충북 보은지역을 공략대상으로 삼았다.


그의 머릿속엔 신행정수도라는 재료는 없다.
이미 수혜지역은 오를대로 올랐고 수혜지역이 아닌 곳도 풍선효과로 거품이 낀 상황이어서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그는 재료를 쫓아다니면서 치고 빠지는 투자방식을 구사하지도 않는다.


그가 보은에 관심을 둔 것은 청원∼상주간 고속도로와 25번국도,19번국도 등의 개통·확장이 다가오면서 교통여건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지금은 내륙에 위치한 데다 교통여건이 나빠 낙후된 곳이지만 교통여건만 개선되면 대전 청주 등 주변도시에서 차로 20분이면 닿을 수 있다.


공략대상으로 삼은 곳은 계곡 옆 경치 좋은 땅이다.


속리산이 자리잡고 있는 보은은 산악지형이다.
이런 곳은 도로변보다 경치 좋은 땅이 낫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공단 등으로 개발되기보단 전원주택이나 펜션 부지 등으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그는 투자대상을 찾기 위해 최근 두 달 동안 자동차로 무려 4만㎞를 뛰었다.
그 기간 동안 속리산 주변 계곡 땅을 1백필지 이상 봤다.


매물로 나온 땅을 거의 다 답사했다.


그중에서 그가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땅은 2개 필지뿐이었다.


그는 두 달여의 고생 끝에 겨우 두 필지를 매입했다.


매입한 땅에 끌린 것은 시세보다 싸다는 점 때문이었다.


평당 5만원대여서 농업진흥지역의 농지가격밖에 되지 않았다.


땅주인의 자금사정이 급해 시세보다 낮게 나온 물건이었다.


살 때 시세보다 싸게 매입해 매입 때부터 먹고 들어가야 한다는 게 그의 투자 철학.


절대가격이 낮다는 점도 구미를 당겼다.


그는 절대가격이 낮은 땅을 선호한다.


평당 5만원짜리가 10만원짜리 되기는 쉬워도 50만원짜리가 1백만원짜리 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여러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야트막한 구릉이면서 앞쪽으로 계곡이 흐르고 있어 길게 보면 투자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1급수가 흐르는 강이나 계곡 주변 땅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소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그는 최근 자신이 매입한 땅 바로 옆 토지가 입지여건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평당 7만원대에 거래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L씨의 투자방식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길게 본다는 점,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발품을 많이 판다는 점,투기바람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점 등은 개미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하다.


◆토지 매입 신중하게


땅값이 많이 오른 시점에선 토지 매입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다음 기회를 노리고 매수 타이밍을 늦추는 것도 방법이다.


매입을 하고 싶은 투자자는 옥석을 철저히 구분해야 한다.


너도나도 매입에 나서면서 지나치게 고평가된 땅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중개업소 선택에 무엇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토지투자의 성패 여부는 누구를 통해 땅을 사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까닭이다.


요즘은 시세보다 10배까지 높게 땅을 파는 기획부동산이나 주인이 의뢰한 가격보다 높게 땅을 내놓는 중개업소들이 많다.


따라서 공략대상 지역의 가격 동향에 밝으면서 양심적인 중개업소를 확보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발품을 많이 팔면 팔수록 좋은 땅을 고를 수 있다는 진리도 다시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투기바람이 지나가지 않은 지역 가운데 저평가된 땅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