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조업 하고 싶지 않은 사회 돼서야 .. 김종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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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만
한국의 몇몇 기업들이 경영환경 악화로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려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를 끌어내야 할 판에 일본이나 중국 등으로 떠난다니 걱정이 앞선다. 이 같은 투자위축은 고용감소를 불러와 불안정한 사회구조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40∼50대 퇴직자는 새로운 사회적응에 실패해 좌절감을 맛보고 실업자들은 빈곤층으로 추락할 것이다.
매년 쏟아져 나오는 40만∼50만명의 고급인력은 또 어디서 흡수할 것인가.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사회에 나와 직장을 잡지 못해 집에서 취업을 위한 이력서나 써야 하는 청년 실업과 날로 증가하는 자영업,대책없이 쇠퇴하는 제조업의 현실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이 모든 것을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고 책임을 전가하자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먼저 국가가 나서서 해결방안을 제시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안개 속 같은 경제상황에서 복지국가로 가야 할 필연성과 균등분할이란 난제를 안고 있지만,먼저 시급하고 복잡하게 얽힌 가닥부터 풀어나가는 게 순리다.
기업과 관련,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 중 노동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노동권의 힘이 사용자를 압도하는 시대가 온다면 누가 투자하고 사업을 하려 하겠는가. 돈과 노력을 투자해 생산과 판매 시스템을 구축해도 특별한 노하우와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면 생존하기조차 힘든 일을 누가 하려 하겠는가. 쉽게 돈버는 방법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땅에 제조업자들이 설 자리는 없을 것이다.
중소기업인들은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어려움 속에서도 사업을 정리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과 임금이나 복리후생 등을 비교해 보면 실망을 너머 허무하기까지 한 데 누가 제조업을 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할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저 편하고 쉬운일만을 추구하는 사회적인 풍조를 바로 잡아야 한국의 미래가 보이지 않을까.
지금은 훌륭한 리더가 필요한 때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데,훌륭한 리더가 나지 않는다면 만들어 내기라도 해야 한다. 세계에서 으뜸가는 상품을 많이 생산하고 그에 따른 부자가 많아져야 가난한 이들에게 베풀고,가난한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균등사회로 발전할 것이다.